<시동> 청춘이 건 시동의 종착지는 어디?

배문석 / 기사승인 : 2020-01-09 11: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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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조금산 인기 웹툰, 원작과 비교 관람 추천

원작이 웹툰이다. 다음만화에 연재됐고 마무리까지 호평 받았던 인기작이다. 원작 작가 조금산은 투박한 그림체로 섬세한 감정을 다루기로 유명하다. 시동은 조 작가의 대표작이다. 영화로 만들어질 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조연으로 구분할 수 있는 거석이형 역할을 마동석이 맡은 것이었다. 홍보할 때도 대놓고 이쪽에 무게를 실었다. 주인공 고택일을 연기한 박정민의 최근 출연작이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게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쾌한 청춘영화로는 합격이다. 공부와 담 쌓고 사고만 치던 택일과 상필(정해인)이 검정고시를 포기하고 사회로 나갈 시동을 건다. 택일은 엄마 정혜(염정아)의 손바닥 스파이크를 피해 만 원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도시 군산으로 떠나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을 한다. 그리고 상필은 사채업자 막내로 막장 수금 업무를 따라다닌다. 

 


보통 실패라는 빠른 낙인을 갖고 살아갈 두 청춘이다. 그리고 둘 말고도 빨간 머리 경주(최성은)도 있다. 과연 이 청춘들이 걸어 들어간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웹툰 원작은 세 청춘에게 고르게 관심을 주고 품고 해결해야 할 고민들에 대해 진지한 공감을 드러냈다. 영화도 나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아니 조금 더 많은 애정을 담았다. 원래 더 개차반이었던 아이들을 마음이 더 선한 쪽으로 출발시켰기 때문이다. 

 


일단 등장한 주인공들의 매력은 충분히 살아났다. 충무로 대세 마동석은 거석이형이 찰떡 같이 똑 같았다. 원작과 똑같이 아니 좀 더 생동감 있게 살렸다는 데 이견이 없다. 박정민과 정해인도 최근 주춤했던 연기 논란 이상으로 돋보였다. 염정아와 성혜인도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원작만큼 심장을 쫄깃거리게 만드는 긴장감은 떨어졌다. 장편 드라마로 풀만한 원작의 내용을 2시간이 못 미치는 영화로 압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다 챙기다보면 이야기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원작에서도 거석이형이 이야기 전면에 들어서는 부분부터는 색이 달라졌는데 영화도 그렇게 튀는 순간이 벌어진다. 은근히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마동석이라 잘 소화했지만 이 또한 영화에 담기니 주인공 중심으로 감정이 쌓여가는 방향에서는 걸림돌이 된다. 

 


그럼에도 <시동>은 마지막에는 찝찝하지 않은 결말로 어렵사리 주차한다. 억지 교훈은 담지 않았고 너무 환한 해피엔딩도 아니었다. 이야기를 뚝 끊어 너무 빠르게 끝냈다는 느낌도 들 것이다. 그래도 나름 훈훈한 마무리로 유쾌한 청춘영화의 정답을 찾아보려 애썼다. 

 


영화가 즐거웠다면 웹툰으로 다시 복기하는 것도 추천한다. 무료로 연재되던 것이 유료화로 바뀌었지만 개봉 직전에 단행본 4권으로 깔끔하게 출간됐다. 주인공들이 원작과 영화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 비교해보면서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영화보다 좀 더 스산한 원작 전개와 결말이 조금 더 현실을 반영해 또 다른 공감을 줄 것이다. 청소년 가출, 악질사채, 조직폭력, 무허가 건물,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 속 어두운 그림자들과 엮여 돌아가는 쉽지 않은 세상도 엿보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을 무척 담담하게 담아내는 작가의 공력이 썩 괜찮기 때문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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