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노동자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기사승인 : 2020-04-22 1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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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사회연대

돈 있는 사람들이 쉽게 선거에 나설 수 있고 당선가능성(승산)이 높은 게 자본주의 정치 아닌가? 가난한 노동자, 농민, 영세자영업자와 가진 것이 많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동일할 수 없다. 가진 것이 많은 정치인들이 모인 정당의 집단적 지향도 가난한 노동자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그렇지 않은 척 내세우는 것이 공약이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공약에도 국민의 절대다수인 가난한 노동자와 농민, 영세자영업자의 이해가 우선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10대 공약은 1. 벤처 활성화, 2.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3. 기후위기·미세먼지 대응, 4. 청년주거, 5. 농림어민 소득증대, 6. 대학등록금, 7. 노동기본권과 고용안정, 8.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9. 아동·노인·장애인 사회안전망과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 10. 문화강국 실현 등이다. 1순위가 기업 활성화이고 7순위가 노동공약이지만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요구조차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더불어시민당의 10대 공약은 1. 감염병 안전, 2. 디지털 성범죄 방지, 3.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4. 기후변화 대응, 5. 남북평화 정착과 교류 확대, 6. 청년 학자금·주거·일자리, 7. 언론개혁, 8. 사법개혁, 9. 일하는 국회, 10. 플랫폼노동자 노동권 보장 등이다. 다른 노동공약은 없다.


미래통합당의 10대 공약은 1. 코로나19 극복, 2. 경제 프레임 전환, 3. 법인세 기업상속세 감면, 4. 자사고 유지, 5. 부동산세금 감면, 6. 싹 다 갈아엎는 외교안보정책, 7. 국민안전, 8. 청년벤처활성화, 9. 저출산·고령화 대비, 10. 반려동물 지원이다. 노동공약은 없다. ‘2. 경제 프레임 전환, 3. 법인세 기업상속세 감면’ 공약 속에 ‘노동시장 개혁으로 꽉 막힌 경제혈관 순환,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기업설비투자와 R&D투자 촉진으로 일자리 창출’ 등 노동이 경제발전의 걸림돌이므로 개혁하겠다는 공약과 기업의 돈벌이 투자 지원을 위한 명분용 일자리 창출 공약이 있을 뿐이다. 노동공약을 경제공약의 일부로 하고 있거나 후순위로 하고 있다. 노동을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의 한국정치와 사회의 이념은 돈이 우선이다.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인 돈이 사람보다 우선인 목적이 돼버린 것이다. 그나마 선거에서 국민들의 표를 받아야 하는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지만 그들이 내세운 공약마저도 돈이 우선이다.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고 그러자면 기업이 있어야 하므로 기업을 위해서 사람이 그 부속품으로 필요할 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정의당의 10대 공약은 1. 공정한 출발선(청년, 여성, 주거, 교육), 2. 든든한 디딤돌(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인권·소수자), 3. 땀에 정직한 나라(노동), 4. 국민이 주인인 나라(정치·행정·국회 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5. 사람우선 진짜경제(재벌개혁, 조세재정개혁, 금융개혁, 통상, 중소상공인), 6. 따뜻한 공동체(복지, 건강, 문화예술, 동물복지), 7. 고르게 잘 사는 지역(자치분권, 지역균형발전, 농어민), 8.사람이 있는 미래(벤처, IT산업, 과학기술), 9. 안전한 대한민국(기후·에너지, 생태·생활환경, 안전, 교통), 10. 평화로운 한반도(국방·안보, 외교·통일) 등이다. 원내에 진출한 정의당의 공약 중 3순위가 ‘땀에 정직한 나라(노동)’지만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21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언론이 보수라 칭하지만 수구재벌정당인 미래통합당이 참패하고, 진보개혁이라 칭하지만 보수자본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소수의 진보정당은 존재감도 없다. 노동자들이 국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다른 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박준석 전 민주노총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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