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부대가 밥솥 들고 ‘교육자치 컨퍼런스’에 간 이유는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기사승인 : 2019-08-15 1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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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밥상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교육을 이야기하며, 교육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보려는 교육관계자, 학부모, 시민, 학생들이 모인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컨퍼런스’. 그곳에서 채식평화연대는 ‘백년미래를 위한 식생활 및 급식문화’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열었습니다.

 


울산교육청 혁신교육팀 장학사님으로부터 행사 소식을 듣고 학교급식에서의 채식 선택급식의 필요성을 제기할 자유강연과 부스를 신청했으나 아쉽게도 자유강연은 선정되지 못하고 부스만 열게 됐습니다. 참된 식생활교육이 무엇보다 먼저 선행돼야 우리가 교육에서 바라는 아름다운 가치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는데 아직 대한민국 교육관계자들은 그렇게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행사를 한 달여 앞두고 온 공문에 식사를 사전 신청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비건 지원이 될 수 있는지를 요청하니 예산상 어렵다고 했습니다. 비건인을 위해 다른 메뉴를 준비해달라는 게 아니라 정해진 메뉴에서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기 전에 식물성 재료만 먼저 요리해주어도 좋다고 했으나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사실 채식활동가들은 이런 행사에서 도시락 싸갈 각오는 늘 하고 있었지만,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다른 소리를 내었습니다.


행사를 일주일 앞두고 주최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3일간 열릴 예정이던 부스를 1일만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열혈 활동가들이 모두 지역에서 올라가는 상황임에도 3일 동안 열심히 채식 선택급식의 필요성을 알리려 했기에 좀 힘이 빠졌으나 어쩔 수 없이 단 하루의 행사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전시할 채식도서와 채식자료지, 채식동영상 그리고 시식으로 현미밥, 채식김치, 비건쿠키 준비. 채식식당을 하는 정회원님이 육류대체품으로 맛보일 콩치킨을 준비해온다고 했습니다.


행사 전날 도착한 김치가 젓갈김치라 반품 처리하고 김치 회사에서 당일 행사장으로 보낸 채식김치와 고기대체품으로 준비한 콩치킨을 들고 나타난 사람들을 보고 부스 대여를 해 준 교원대 박물관측이 시식은 안 된다기에 신청계획서에서 통과됐음을 말씀드렸습니다. 들고 간 전기압력솥으로 현미밥을 지으려 하자 깜짝 놀란 행사요원들이 박물관에선 취사가 안 된다고 해서 인근의 다른 건물에서 밥을 해서 퍼 나르기까지. 이제 갓 돌 지난 아기엄마부터 아이들이 성인이 된 일반시민까지 전국에서 모인 채식평화연대 정회원 9명은 인권, 건강, 환경적으로 학교에서의 채식 선택급식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완전 현미밥 채식김치 비건쿠키 콩치킨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이 새로운 맛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젖소모아니아의 이야기를 읽고 가슴 아파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채식 알림을 위해 전국연대로 활동하는 모습에 기꺼이 정회원으로 동행이 된 분도 있었습니다. 학교교육으로 연대해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교육관계자도 있었습니다.


행사장 부스에서 밥을 직접 지어서 먹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인권과 건강과 환경을 위해 급식과 밥상의 변화를 호소하려고 가정을 두고서 온갖 짐들을 바리바리 싸서 먼 길을 달려간 아줌마부대는 온갖 난관을 뚫고 채식 선택급식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현미밥 채식김치 마른김 방울토마토를 저녁식사로 감사히 먹었습니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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