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지키는 것은 촛불시민의 의무다

최병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8-28 11: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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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합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딸이 한영외고 2학년 재학 당시에 단국대 의대 인턴십 프로그램에 2주 동안 참여한 뒤 해당 교수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가 된 사실에 대해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자 사과한 발언의 일부다. “모두가 용이 될 필요는 없다”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기 자식만큼은 용으로 만들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자식 교육을 시켰다는 주장으로, 사실 근거가 부족한 악랄한 선동이며 전형적인 가짜뉴스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민 씨는 당시 재학 중이었던 한영외고 학부형인 단국대 의대 교수가 주관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학교와 전문가인 학부형이 협력해 학생들의 전문성 함양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다른 학생 한 명과 함께 지원해 멀리 천안까지 매일 오가며 실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했다. 2주간 경험한 실험과정과 데이터 등을 영어로 작성하는 노력 끝에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6~7페이지짜리 영어 논문을 완성했고, 해당 교수로부터 ‘가장 높은 기여도’를 인정받아 해당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일반적으로 논문의 저자로 인정되는 ‘책임저자’는 물론 지도교수로 명기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련의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및 완성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 결국 후보자의 딸이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좋은 평가를 받은 사실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됐고, 고려대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언급됐을 뿐이다.


2010년 당시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 글로벌전형, 그리고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이 외고생들이 내신교과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었던 최상위권 어학특기자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이었다. 조국 입시비리 의혹 제기와는 정반대로, 한영외고 내신 교과 1등급이고 텝스 905점이었던 조 후보자의 딸이 고려대 생명공학부에 합격하는 결과밖에 챙기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성과라고 본다. 학생부 비교과 기록이 아주 형편없지만 않다면 소논문 저자 스펙을 활용하지 않아도 합격이 무난한 지원이었기 때문이다. R&E(Research and Education) 스펙 따위로 SKY 진입이 무조건 가능하리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수시전형의 경우 수험생의 실력과 자소서 내용을 확인하는 입학사정관 면접 과정이 녹록치 않고, 내신 교과 성적이 합격선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아무리 화려한 스펙을 학생부에 기록해도 결코 합격을 보장받지 못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이미 최상위권 수험생이었고, 입시제도에 부응해 성실하게 스펙을 쌓았을 뿐, 그 어떤 불법도 편법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해명은 허망하기 짝이 없다. 조 후보자는 딸 교육 문제로 우리 사회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모인 조국 교수의 돈과 인적 네트워크를 자신의 삶에 활용했다. 요람에서 대학입학 때까지 수억 원의 사교육 지원을 받은 계급적 우위를 점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시 제도와 전형 방식은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사회경제적 계급 격차를 선명히 드러낸 조 후보자의 딸의 특목고, SKY,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행보는 아무리 합법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민중들의 계급적 울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어쩌랴. 자본주의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실이 자녀교육이라고 해서 비켜갈 리가 없지 않은가. 보수정치세력과 언론은 조국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민중 특히 젊은 세대의 계급적 울분을 촉발시키는 전략을 가동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만들고 유지해온 세력이 자신의 모순은 은폐한 채 일제히 진보의 이중성과 위선을 비판하면서 모든 책임을 조국을 비롯한 86 민주화운동 세대에게 돌리는 전략이다. 


필사적으로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려는 자들이 누구인지 살펴봐야 한다. “바꾸려고 노력해봐야 소용없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똑같다”며 검찰개혁을 무산시키려는 특정세력이 보이지 않는가.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 때와 달리 개혁 대상인 검찰과 경찰에 맡기지 않고 청와대 주도하에 개혁 방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기용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명과 함께 촛불혁명 정부의 적폐청산과 개혁작업에 필수 시스템이다. 계급적 울분을 가라앉히고 일단 조국은 지키고 봐야 한다. 조국을 지키는 것은 촛불시민의 의무다.


최병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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