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하지 마라!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자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 / 기사승인 : 2019-08-14 11: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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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 강제징용 노동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통한 경제침략에 대한 한국정부의 공식적 대응은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발표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의도를 분석하는 다양한 시각(참의원 선거 과정에 혐한감정 이용, 반도체 등의 산업경쟁력 하락에 대한 조치, 헌법개정을 통한 정상국가-전쟁가능국가로의 진입을 위한 큰 그림의 일환 등)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해석에 따라 대응방안도 달라지겠지만 ‘일본의 경제침략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기회에 그동안 일본에 의존해왔던 부품산업 등의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국산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큰 방향의 공론은 형성된 듯하다. 그리고 이어지고 있는 ‘시민들에 의한 다양한 방식의 불매운동 등 반일, 극일 운동 역시 일본과 일본국민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군국주의로 향해 가는 아베를 반대하는,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고 또다시 동아시아의 골칫덩어리가 되고자 하는 일본의 우익들에 대한 반대로, 그리하여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시민들과의 연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합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일본만으로도 쉽지 않은 판에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경제·안보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경제패권을 둘러싼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관세를 넘어서 환율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유지군 파병 요청과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적 인상 요구, 핵전력조약(INF) 탈퇴와 동아시아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 등의 미국 요구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고와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훈련 중 독도 영공 침해 등의 상황, 한미군사훈련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국정부에 대한 노골적 비난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구한말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상황은 엄중하다.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첫걸음은 ‘국론의 통일’일 것이다. 구한말을 이야기하는 핵심은 ‘근대국가로 넘어가는 세계사적 조류에 맞춰 조선의 부국강병과 개혁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통일된 입장과 태도를 모아나가기’보다는 자신과 가문의 안위를 위해 각자가 선택한 열강의 편에 서서 사분오열됐던 당시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게 민심이다.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이익을 중심에 둔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눈에 띈다. 이번 기회를 지지세력 확장의 계기로 삼으려는 얄팍한 정당들의 모습, 시민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에 자신의 이름을 얹으려는 불손한 선출직 공직자들의 과잉된 퍼포먼스. 제발 오버들 하지 말자.


그리고 국론 통일의 걸림돌은 각자의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돌출된 행동임을 잊지 말자. 부품산업 국산화를 이야기하는 과정에 느닷없이 등장하고 있는 ‘화평법’, ‘화관법’ 규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불산 누출 사고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의 아픔 속에서 사회적 합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법이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다. 어렵다고 해서 과거로 회귀하자고 주장하지 말자. 앞으로 나아가야지 뒷걸음치지 말자. 각자의 이해가 아닌 공동체의 이해, 국가의 이해와 미래를 위해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자고 이야기하고, 또 그렇게 노력하자.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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