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노래하는 모습 보고 싶어 ‘행복한 밥상’ 시작”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0-04-30 11: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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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구 마을기업 권태숙 ‘행복한 밥상’ 대표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농소2동 주민센터 옆에 있는 ‘행복한 밥상’은 일반 식당과 달리 모든 음식의 주재료를 지역농·축·수산물로 만드는 로컬푸드 식당이다. 2015년 7월 북구에서 아홉 번째로 문을 연 마을기업이다. 행복한 밥상 권태숙 대표는 이삭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노래를 시키고 싶어서 마을기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지역주민이 생산한 농산물 판로 확보에 도움을 주고 주민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권 대표. 한창 바빠야 할 시간에 코로나19 때문에 식당과 커피숍은 예전보다는 인적이 드문 반면 주방 안은 여기저기 음식, 다과 등을 준비하느라 꽤나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예고 없이 찾아온 기자에게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주며 반갑게 맞아준 권태숙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다.


Q. ‘행복한 밥상’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행복한 밥상’은 울산 지역 농가와 지역기업,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마을기업과 재료 공급 협약을 맺고 37년 전통의 울산 소금인 ‘동해 바닷물로 만든 깨끗한 한주 소금’을 사용해 무룡 한우 소고기국, 강동 돌미역으로 만든 미역국, 부각 등을 개발하고 판매해왔다. 또한 엄마 손맛의 ‘집밥 식당’ 뿐 아니라 로컬푸드로 만든 수제 도시락, 찾아가는 도시락 서비스(케이터링), 바쁜 직딩맘을 위한 김치·멸치조림 등 각종 밑반찬을 만들어 드리는 맞춤 반찬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단체 소모임을 위한 ‘행복한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Q. ‘행복한 밥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30대 초반에 선교원 원장을 하며 어린이집을 운영했는데, 당시 IMF로 이혼가정이 늘게 됐고 그 때문에 집에 혼자 있어야 할 아이들이 찾아와 한 두 명씩 돌봐주게 됐다. 당시는 돌봄도 없던 때라 아이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것이 지역아동센터다. 처음에 운영할 때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CBS 합창단 공연에 아이들을 초대했는데 또래아이들이 합창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이 아이들과 함께 합창단을 만들어보자 생각했다. 아이들 반응도 좋았다. 서로 싸우기만 하던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 합창연습을 하며 동질감과 우애를 많이 느꼈나 보다. 그때 우리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 최초로 합창 공연도 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에서 지원을 받았고, 나중엔 지역의 어르신들과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점심을 팔면서 계속해서 아이들이 노래할 수 있도록 했다.

Q.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그렇다. 최근에도 근처 회사의 젊은 사람들이 식대를 지급하지 않고 그대로 떠나버리는 바람에 많이 속상했다. 매일 밥을 먹으러 왔던 사람들이 내게 “좋은 일 많이 하시네요”라며 인사를 건네곤 했는데, 막상 회사가 부도가 나니 말도 없이 가버리더라. 한창 젊은 사람들이 몇 십만 원의 돈 가지고 서운하게 행동하니 내 마음도 씁쓸했다. 그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우리 직원들도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며 그동안 음식을 만들었는데 끝이 개운치 않으니 모두 마음이 상한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웬만하면 작은 업체들과는 따로 계약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좀 더 좋은 일을 하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싶고, 그래야 내 마음도 편해진다.

Q. ‘행복한 밥상’의 메뉴들을 잠깐 소개한다면?

베이비샤워, 돌잔치, 상견례, 예비신랑·신부파티, 연말모임 등 특별한 시간을 위한 ‘예약 식당’, ‘예약 카페’도 운영한다. 도시락&케이터링은 1인 기준 6000원~12000원 선으로 제육볶음밥, 소불고기, 비빔밥, 소고기 김밥, 한우국밥 등 맞춤 주문으로 이뤄진다. 1만 원 정도면 한우국밥, 소불고기, 야채 쌈, 기타 반찬 등의 구성이 가능하다. 또한 원하는 밑반찬, 자연 김치 등을 주문하면 만들어드리는 맞춤형 반찬 제조도 가능하다.

Q. 메뉴 중 ‘울산십리대숲 정식’이 있던데 무엇인지 소개 부탁한다.

울산십리대숲 대통밥 정식은 대나무 통 안에 대추, 잣, 은행, 밤 견과류를 넣어 대나무의 풍미와 건강을 더하고 콩, 흑미, 현미 등 오곡을 넣어 정성으로 지은 밥과 지역 농산물로 만든 자연을 생각한 상차림이다. 울산십리대숲 댓잎 떡갈비스테이크는 한우에 대나무의 여린 댓잎을 넣어 숙성해 노릇노릇 구워 올리는 떡갈비 스테이크 정식이다. 도시락으로도 가능하니 야외, 피크닉,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먹기 편하게 만들어 드린다.

Q. ‘이삭 지역아동센터’ 대표도 맡고 있는데?

‘이삭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에게 꿈과 희망이 있는 곳이 되길 소망해 2008년 4월에 설립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이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르치고자 한다.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내는 아동들을 키우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 생일파티, 목욕봉사, 여름·겨울캠프, 이삭음악회 등 사회적 교육과 공동체성 교육을 통해 돌봄과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들이 무엇보다 사랑과 보호를 받길 원한다.

Q. 앞으로 포부에 대해 말해 달라.

포부라기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많은 지역단체와 주민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으로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 일부를 지역아동센터에 후원하고 정기적으로 지역 어르신들을 섬기는 ‘따뜻한 밥상 나눔’을 실천하는 것,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것이 내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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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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