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여성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 기사승인 : 2019-08-14 11: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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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 나라 통일에 우리 여성의 역할을 고민해 본다. 항일 여성운동가들이 요즘 늦게나마 조명받는 건 여간 다행이 아니다. 사실 항일투쟁가들의 주위엔 투쟁가 못잖은 어머니나 여성이 있었다. 투쟁가들을 뒷바라지한 건 대부분 여성이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안중근의 모친 조마리아에 대해 우린 잘 알고 있다. 사형을 언도받은 안중근에게 항고하지 말고 명예롭게 죽으라며 수의를 손수 만들어 감옥소에 보내신 일화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일제에 항거하기 위한 모금운동에 큰 자금을 쾌척한 대구의 어느 여성단체는 “우리들은 지금 약하나 우리의 작은 힘이나마 바치면 장차 이 나라가 만고에 빛날 독립국가가 될 것임을 희망하고 확신하며 기부한다”고 말했다. 희망하고 확신하는 그 여성단체의 마음이 내 마음이다.


지금은 분단으로 조국의 힘이 분산돼 있다. 합쳐서 주위 강대국들과 싸워도 힘든 판에 동포들끼리 주적이 되어 대치돼 있는 이 기막힌 현실. 어떤 형태든 남북은 하나가 되어 왕래하고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통일을 위한 국민 염원. 우리 여성에겐 이 염원을 성취할 수 있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은 어머니다. 우리 한국 어머니들은 특히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르다. 탈북자 대부분이 여성인 건 이북에서도 가정을 먹여 살리며 어떤 험한 일이라도 하는 건 여성이기 때문이다. 여성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부드러운 마음. 남다른 통일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서울의 한 여성단체는 항일여성독립운동사를 연구하며 이달 8월 12일 서울 정동 세실극장에서 항일여성독립운동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도 열고 연극공연도 한다 한다. 연극이나 그림 등 예술을 통한 통일운동 방법은, 통일 기고문 등을 써 언론에 호소하거나 토론회, 연설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급박함을 알리는 것보다 더 여성에 적합할 수 있다고 본다.


난 빠른 시일에 남북 어머니 모임이라도 결성해 세계 여성의 날 유엔에 가서 이렇게 외치고 싶다. “통일은 우리 남북 엄마들이 책임진다. 남북 지도자들은 정귄 유지를 위해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우리 엄마들이 자식 사랑하는 마음으로 먼저 뭉쳤다. 세계 여성들도 우리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여성들의 고통에 동참해 달라.” 


이 미래 남북 어머니회의 부르짖음이 전 세계 여성들과 남성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일 날이 빨리 오길 꿈꾸고 있다. 꿈만 꾸고 있는 게 아니라 일제하 대구의 한 여성단체가 미래의 훌륭한 독립국가 대한민국을 희망하며 확신했듯이 오늘도 나는 세계를 이끌 미래의 통일조국을 확신하며, 이리저리 내 역할을 찾고 있다.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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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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