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사랑을

원영미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19-05-22 11: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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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학 때 지도교수였던 선생님께서 따끈따끈한(?) 논문을 보내왔습니다. 고려시대 울산의 지리적 범위를 규명하는 글(박종진, ‘고려시기 울주지역의 성립과 지리적 범위’ <한국한논집> 제74집, 2019)입니다. 1년 전을 기념한다는 말씀과 함께 말입니다.


작년 이맘때 선생님께서 울산을 방문하셨습니다. 학부시절 저의 지도교수입니다. 여전히 현업에 계시는 선생님은 휴식년을 맞아 과거 교수 생활을 시작했던 울산에 오신 것이었답니다. 동기생들과 선생님을 모시고 치술령에 올라 망부석을 보았지요. 울주군 범서읍 두산리에 있는 신라 성덕왕 때 쌓았다는 관문성의 서쪽 끝과 동쪽 끝에 있는 북구 신대리성(또는 기박산성)을 함께 답사하였습니다. 물론 휘몰아치는 비바람으로 성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신라 말 고려 초 울산의 호족인 박윤웅이 소유했다던 강동의 미역바위도 방문했지요. 경주 읍천 주상절리 전망대는 덤이었구요. 저녁엔 선배와 후배도 합류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행복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시간이었지요.

 

▲ 2018년 5월,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 망부석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논문은 일 년 전 방문의 결과물인 셈이지요. 물론 옛 제자들과의 현장답사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구요. 일주일가량을 울산에 머물며 여러 지역 전문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그런 선생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또 뵐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선생님의 논문을 받는 이 날 오전엔 울산광역시 교육청 로비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여했답니다. 일제강점기 울산지역에서 교육활동을 벌인 독립운동교육가 5명을 선정하고, 그들의 초상과 활동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교육청 로비에 전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오늘의 학생이 옛 스승을 그리다’는 부제를 단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울산교육독립운동 100년의 빛”이라는 울산광역시교육청 사업의 일환이었지요. 옛 스승의 초상을 그린 애니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육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초청되었고, 교육청 관계자와 연구 사업에 참여한 위원들이 참여한 소박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기념식이었답니다. 저도 이 연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요. 사진 액자가 전시되던 교육청 로비의 평범한 공간이 새로 쓰게 될 역사의 공간, 기념의 장소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과거는 기억되고 기념되면서 역사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현장에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2019년 5월, 울산광역시 교육청 로비


울산의 역사와 많은 관련성을 가지는 치술령, 관문성과 신대리성, 미역바위는 그 역사성, 의미를 넘어 제겐 새로운 기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대학 친구들과 선후배, 선생님과의 추억의 장소가 되었지요. 이처럼 울산교육청 로비의 ‘울산교육독립운동 100년의 빛’ 벽도 이제 기념과 기억의 장소가 되겠지요. 우리의 기억은 이렇게 역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두 사건이 하필이면 5월 15일에 있었네요. 누군가는 부담스러우니 없앴으면 좋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겠지요. 누가 뭐라고 하든, 올해 스승의 날은 제게 나의 스승과 우리들의 스승이 계셔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원영미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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