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주총 법인분할 무효투쟁 100일 이후, 쟁점과 과제는?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9-27 11: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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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 “인적분할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할 수 있어”
김 정책실장 “회사분할되면 노사관계 전반 변화할 수 밖에 없어”
▲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하청노동자 임금체불해결촉구 울산지역대책위는 26일 동구 퇴직자지원센터에서 ‘현대중공업 주총 법인분할 무효투쟁 100일 이후, 쟁점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5월 31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법인분할 주주총회 점거투쟁 후 사측은 주총장을 점거한 일부 노조원들을 고소·고발함과 동시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 했고, 노조역시 소송을 통해 법인분할 무효투쟁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하청노동자 임금체불해결촉구 울산지역대책위는 26일 ‘현대중공업 주총 법인분할 무효투쟁 100일 이후, 쟁점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동구 퇴직자지원센터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가 ‘법인분할 주총의 문제점과 과제-집단적 노사관계를 중심으로’,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지부 정책실장이 ‘현대중공업 현안과 쟁점, 과제-노동조합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이어서 방석수 김종훈 국회의원실 부위원장, 정기호 민주노총금속노조법률원 울산사무소 변호사,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 정창윤 울산시 노동특보가 토론을 이어나갔다.

권오성 교수는 “우리나라에 회사분할이 처음 규정된 것은 1998년 개정상법을 통해서였는데, 이 법은 1997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하는 법적도구의 하나로 회사분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분할신주를 존속법인에게 전부 배정하는 물적분할은 분할신주를 존속법인의 기존 주주들에게 그 지분율에 따라 배정하는 인적분할이 허용된다”며 “이런 인적분할은 후에 분할신주를 존속회사에 현물출자해 존속회사의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권 교수는 “현행 상법규정은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의 승계여부에 관한 사항을 기재할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의 승계에 관한 기재여부가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지부 정책실장은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과정과 법인분할 투쟁의 배경에 대해 발제했다. 김 실장은 “노동자들은 회사가 분할되면 단체협약 등 각종협약의 승계문제와 이익규모 감소에 따른 노동조건악화, 고용불안, 자회사체계에서 교섭권 약화, 경영투명성 약화 등 노사관계 전반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하지만 회사측은 노조의 대화요구에는 응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들이 정한 기준과 일정에 따라 법인분할 법적 요건을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방석수 김종훈 국회의원실 부위원장은 “다수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을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며 “다른 재벌들이 그렇듯, 현대중공업도 그룹 내 특정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경영을 승계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방 부위원장은 “산업은행은 이번 법인분할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본사이전의 서울이전이 국가 균형발전에 어긋난다는 점,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점,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이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에 악용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산업은행이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법률원 울산사무소 정기호 변호사는 “현중자본이 손해배상이든 가압류를 하는 이유가 지부와 조합원들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CTS 점거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은 1심판결이 선고되는데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손해배상소송은 노사협상과정에서 소 취하 시킬 기회가 있고, 가압류도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소송의 판결이 선고되거나 확정되지 않는 한 집행에 이를 염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도 “현대중공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며, 그런 지역에서 삶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기업의 법인분할은 지역주민과 이해당사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법인분할 시 발생하는 노동조건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창윤 울산시 노동특보는 “미국과 유럽시장 등 세계의 흐름이 기업의 대규모 통폐합의 방식으로 가고 있고, 기업의 결합을 중심으로 해서 법인분할이 이뤄진다면 군살빼기가 도래할 수 밖에 없다”며 “조선기자재 산업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구조조정은 이뤄질 것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고용과 합병에 대한 문제들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정 특보는 "남은 과제는 임금문제, 성과금, 협력사의 문제, 위험의 외주화 등의 이슈를 가지고 내부결집력을 키워 회사와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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