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연수 그리고 우리 교육의 미래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 기사승인 : 2019-08-02 1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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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지난 주 목요일(18일),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방학이 됐지만 선생님들은 곧바로 교직원 연수에 들어갔다. 학교에서 대구 수성고 교장 선생님을 강사로 모셔 교육 과정의 변화에 따른 학교의 노력과 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얘기를 들었다. 우리 학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라 교육 과정의 변화에 따른 학교 체제의 변화를, 말 그대로 선도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강의는 일반적인 강의와 달리 교육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선생님들에게 다가왔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2시간 가까이 이루어진 강연은 교장 선생님의 열정적이고 알찬 강의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경청으로 잘 마무리됐다.


강연 후 식사 장소로 이동해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연수를 위해 부산으로 출발했다. 미리 차량별로 인원을 배치해 개인 차량으로 부산남고등학교를 방문했다. 부산남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서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교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학교 방문을 끝내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부산의 명소 중 하나인 감천문화마을에 들러 체험활동을 했다. 체험활동을 하러 가면서 감천문화마을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이국적인 마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감천문화마을은 6.25 전쟁으로 인해 형성된 듯 산 중턱까지 집이 줄지어 있었고, 그 옛 모습에 현대적 예술이 가미돼 명소로서 손색이 없었다. 마을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중턱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은 압권이었다. 길 중간중간 다채로운 카페와 기념품 가게가 있으며 어린 왕자가 바다를 바라보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관광객들이 줄지어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을 한 바퀴를 돌고 체험관에서 각자 신청한 체험활동-열쇠고리, 화분, 컵, 티셔츠 등-을 했다. 선생님들은 학생이 된 듯 즐겁고 재미있게 활동했다. 시간이 촉박해 일부 작품(?)들은 교무부 선생님들이 수고해 선생님들께 배달이 됐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노력의 결과물을 손에 쥔 선생님들은 마냥 즐거운 기색이었다. 


숙소에 도착해 각자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나는 같은 방 선생님과 숙소 앞 해수욕장 모래사장을 걸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부산이 고향인 선생님은 이곳이 역사가 오래된 해수욕장으로 케이블카도 부산에 최초로 생겼다고 얘기해 주었다. 해수욕장 끝에는 나선형의 다리로 연결된 ‘거북섬’이 있었다.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선생님과 사진을 찍으며 내 역사의 일부분을 남겼다.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숙소 부근의 식당으로 이동했다. 2층은 벌써 만원이라 다른 손님이 일부 있는 1층에서 식사했다. 식사를 하며 연수 첫날 각자 느꼈던 것을 안주 삼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웠다. 


우리 학교는 각 학년실과 교무실이 따로 있어 평소 같은 학년 담임 선생님들과는 수시로 얘기를 나누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과는 업무상 외에는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다. 서로가 수업과 업무로 바쁘다 보니 같은 건물 속에서 생활하지만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그런 공간을 떠나와 같은 식사 자리에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니 얘기꽃을 피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면 주제는 뻔하다. 우스갯소리로 학교와 아이들 얘기는 절대 하지 말자고 하면서 시작된 얘기는 어느새 보면 관리자가 어떠니, 몇 반 학생이 어떠니 하면서 결국 학교 얘기로 돌아와 있다.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 것 같다. 선생님들은 학교와 아이들을 떠나 살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식사 자리처럼 선생님들의 물리적 간격이 좁아지고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연수는 우리 학교가 선도(?)해야 할 고교학점제의 기초 과정으로서, 울산 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에 조그마한 벽돌 한 장을 놓는 과정이었다고 감히 자평해본다.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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