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노동시간과 일자리 창출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기사승인 : 2020-01-08 11:32:40
  • -
  • +
  • 인쇄
시론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하고 그 세금을 나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를 실현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경제주체들을 지원해야 경제도 살고 경제적 민주주의도 실현될 것이다. 상품을 만들고 싶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다수의 국민이 소비할 수 있는 소득이 있어야 경제가 돌아가기에 기본소득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의 공급을 늘여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은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산가들의 불로소득을 얻기 위한 투기에 악용되고 있다.


일자리가 복지다. 노동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청년들과 다수의 실업자, 그리고 죽어라고 장시간 일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최저임금 이하의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주어져야 한다.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노동을 통해 불로 초과소득을 착취하는 자본가들이 있는 한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렵고 소비도 경제도 활성화되기 어렵다. 지금의 세계경제 환경과 한국경제 상황에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일 방안은 그 어떤 정치가도 기업가도 만들 수 없다. 


산업환경의 변화에 따른 자동화와 스마트화로 새로운 공장들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 나누려면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일자리를 늘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일하고자 하는 모두가 적정시간을 일하고 적정수준의 소득을 통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대한민국의 노동은 한걸음 전진했을까? 노동시간이 단축됐다고는 하나 세계 최장시간 노동을 하는 나라인 대한민국은 지금도 주40시간제도가 아닌 주52시간제 때문에 오락가락이다. 이웃나라 일본과 대만뿐 아니라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낮은 중국과 북한도 한국보다 오래전부터 주40시간 노동제를 시행했다. 유럽에는 주35시간과 주32시간노동제를 도입하고 있다. 주28시간 사업장도 있다. 지구의 현재 생산력은 일할 수 있는 모두가 함께 일한다면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하루에 평균 한두 시간만 일해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앞으로 AI시대가 되면 더욱 줄어들 것이다.


동아대 강신준 교수는 “자본주의 체제는 남의 노동을 강탈하는 제도다. 인간은 놀기 위해 태어나 심심하면 일하는 것이다. 일하다 힘들어서 쉬는 것이 아니다. 노동시간이 길면 자신을 위한 노동시간보다 자본가들의 돈벌이를 위해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노동시간이 짧은 나라일수록 임금은 높다. 독일은 세계 최단시간 일하고도 세계 최고의 임금을 받고 여유 있게 쉬고 정성 들여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자동차, 기계 등)을 만들어 세계 최고의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했다.


주35시간노동제, 주28시간노동제로 바꾸지 않는 한 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노동조합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2020년 새해 21대 총선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기를 희망해 본다.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