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알기(1) 사농공상(士農工商)과 병농공상승(兵農工商僧)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19-08-02 11:30:52
  • -
  • +
  • 인쇄
백태명의 고전 성독

우리 고전에 <해행총재>라는 책이 있다. 고려·조선시대 통신사의 사신이나 포로 및 표류 등으로 일본을 내왕한 사람들의 기행록을 모은 책이다. 모두 28책으로, 제1책은 정몽주(鄭夢周)의 <봉사시작 奉使時作>, 신숙주(申叔舟)의 <봉사시작 奉使時作>·<해동제국기 海東諸國記>로 구성돼 있다. 일본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며 불구대천의 원수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예수가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한 말이 오늘날 상식으로 아파트 위아래 층간에 잘 지내라는 것쯤으로 이해하면 싱겁기 짝이 없다. 원시나 고대에 이웃 부족끼리 언제나 원수가 돼 죽고 죽이는 살상이 거듭됐다. 생존을 위한 용맹이 최고의 가치이고 화합과 사랑이라는 인문학적 덕목은 기나긴 시행착오와 학습의 결과로 터득한 인간의 지혜가 아닐까. 이웃 일본에 대한 관심과 학습을 더 강화하고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해행총재> 제11책은 강홍중(姜弘重)의 <동사록 東槎錄>인데, 1624년(인조 2)에 강홍중이 통신부사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사행일록이다. 그 책의 ‘문견총록’에는 일본의 지세, 산물, 의복제도, 음식, 민속, 국례(國禮), 전부(田賦), 전제(田制) 등에 관한 기록이 실려 있다. 그 한 부분을 읽어보자.

其民有五(기민유오)하니 : (일본) 백성에는 다섯 가지 신분이 있어,
兵農工商僧(병농공상승)이라 : 병(兵)‧농(農)‧공(工)‧상(商)‧승(僧)이라.
而惟僧讀書解字(이유승독서해자)하여 : 오직 승려가 글을 읽어 문자를 알아
關白以下(관백이하)가 : 관백 이하가
待之以士(대지이사)하여 : 사(士)로 대우하여
序於將官之右(서어장관지우)라 : 서열에서 장관(將官)보다 높다.
僧有十二宗派(승유십이종파)하니 : 승려에는 12종파(宗派)가 있으니,
各有門戶(각유문호)라 : 각각 문호(門戶)가 있다.
食肉娶妻如平人者多(식육취처여평인자다)하나 : 고기를 먹고 아내를 가져서 일반 사람과 같은 자가 많으나
只其所謂禪宗者爲僧道矣(지기소위선종자위승도의)라 : 다만 이른바 선종(禪宗)에서는 승려의 도리(僧道)를 지킨다.
兵民最逸(병민최일)하여 : 병민(兵民)이 가장 편하여
衣食有餘(의식유여)하고 : 의식(衣食)도 여유가 있고,
商民雖富而稅法太重(상민수부이세법태중)하여 : 상민(商民)은 비록 부유하더라도 세법(稅法)이 너무 중하여,
國有大小費(국유대소비)를 : 나라의 크고 작은 경비를
皆責於此(개책어차)라 : 모두 이들에게 책임을 지운다.
工民則技巧而價廉(공민즉기교이가렴)하고 : 공민(工民)은 기술이 정교하되 삯이 싸다.
農民則一年收稅之外(농민즉일년수세지외)는 : 농민(農民)은 한 해의 세(稅)를 바치는 밖에
無他繇役(무타요역)이라 : 다른 부역이 없다.
凡所役使(범소역사)를 : 모든 사역에는
皆給傭價(개급용가)하니 : 품삯을 주므로,
故關白以下(고관백이하)와 : 관백 이하와
大小將官出入之時(대소장관출입지시)에 : 대소 장관이 나들이할 때에
無調發夫馬之事(무조발부마지사)하고 : 인부와 말을 징발하는 일이 없으며,
飮食房屋(음식방옥)도 : 제공하는 음식이나 묵는 방옥(房屋)도
皆有價錢云(개유가전운)이라 : 모두 삯돈을 낸다 한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