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속 외모 지상주의

유원진 평판 나쁜 아빠 / 기사승인 : 2019-08-02 11: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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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일기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아름답다는 것은 사람이나 물건 또는 살아있는 생물이나 무생물 모두에 적용되는 형용사다. 물론 육아에도 아주 많이 적용된다. 아이가 울 때 이쁘고 귀여운 아기는 한 번 더 안아 주게 되지만 못난 아이는 괜히 더 미워진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미성이 언제부터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아주 어릴 적부터 나타나며 인간의 타고난 본성임이 나의 육아를 통해서 드러났다. 18개월로 접어드는 아이가 아무래도 이쁜 것을 알아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남자, 특히 나이든 남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낯설어도 젊고 이쁜 누나들이 말을 걸어오면 확실히 다른 반응을 보인다(그 옆에 있는 나의 반응도 확실히 다르다).
얼마 전 아이 머리카락을 자르러 갔는데 망치고 말았다. 나를 닮아 넓적한 얼굴을 가진 아이의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더니 인상이 아주 포악해졌다. 역시 남자는 머리 스타일링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렇게 한층 못나진 아이를 돌보자니 가뜩이나 힘든 육아가 더 힘겹게 느껴진다.


사람은 주로 아주 어릴 때 그리고 나이가 들었을 때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데 아이는 귀여움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기에 보육자는 기쁘게 그 귀여움을 보면서 힘든 육아를 이겨낸다. 그렇다면 외모가 귀여운 아이는 아무래도 사랑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아이는 미움을 받게 돼 그들의 성격 발달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는 더 밝고 낙천적이며 사교적으로 자랄 확률이 올라갈 것이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비관적이며 비사교적으로 자랄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결국은 타고난 외모가 즉,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이 요소가 인간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과연 공평한가. 물론 공평하지 않다. 실제로 비슷한 능력이라면 우수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구직에서 더 유리하다는 결과는 이미 많이 밝혀져 있다. 연봉도 잘 생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도 더 높다는 결과도 어디서 본 듯하다.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아름다운 외모가 가져다주는 혜택을 잘 알고 있다. 그중 으뜸은 바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도 이쁘고 잘생긴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친절하게 대하게 된다. 또 친절에 익숙한 그 아름다운 사람들은 높은 자존감으로 항상 밝은 웃음을 가지고 더욱더 괜찮은 사람으로 즉 내면까지 아름다운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가 가진 자에게 더욱 몰리는 것처럼 살맛나는 세상도 아름다운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 갑자기 아들에게 미안해진다. 그나마 아들이라 다행이다. 그래도 평범한 나는 이렇게 잘 살고 있다. 결국 살맛나는 세상은 우리의 마음의 결정하는 것 아니겠는가.


유원진 평판 나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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