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민족소리원 제10회 정기공연 ‘소리飛8’

배문석 / 기사승인 : 2019-08-01 1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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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우리 멋과 흥이 풍성한 한 판... 성황리에 마쳐

 

울산 대표 소리꾼 김소영이 이끄는 ‘김소영민족소리원’의 열 번째 정기공연이 지난 26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소리콘서트 소리飛8’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공연은 350여 객석 중 빈자리 하나 없이 많은 관객들이 함께했으며, 우리 소리의 참 멋과 맛을 제대로 느끼고 돌아갔다. 


판소리마당과 소리콘서트로 1, 2부를 나눠 열렸는데 첫 순서는 김소영, 최진영, 고선화, 신선영, 이경숙이 함께 부른 ‘신뱃노래’였다. 익숙한 경기민요 뱃노래와 다르지만 ‘어기야 디여차 어어야 디여차’ 뒷소리를 금세 따라부를 만큼 흥에 겨웠다. 두 번째 순서에 김소영은 고수 정성룡의 북장단에 맞춰 박동실제 심청가 중 ‘못가지야’를 들려줬다. 심청이가 아비의 눈을 띄우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 인당수로 끌려가는 소식을 들은 심봉사의 심정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처음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시작되더니 뒤로 갈수록 애절한 가사가 구슬픈 가락에 실려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1부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정순임 명창이 부른 ‘유관순 열사가’였다. 김소영의 스승인 정순임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창작판소리 ‘열사가’ 중에서 가장 극적인 대목을 들려줬다. ‘선언이 끝이 나자 태극기 번뜻 북악산이 우루루루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장안이 으근으근으근 남산이 뒤끓어 삼각산이 떠나갈 듯 의부기찬 청년학도 솟을 듯이 나아갈 제 어디서 총소리 꽝꽝 쓰러지는 우리 동포 죽어가면서도 독립만세’ 부분에 이르자 두 손에 태극기를 빼어 들고 절창을 하니 큰 박수가 쏟아졌다. 


2부는 분위기를 바꿔 지난 10년 동안 김소영민족소리원에서 창작과 편곡을 통해 선보였던 우리 소리를 연이어 들려줬다. 영화 <귀향> 속 배경음악으로 쓰인 고려가요 ‘가시리’, 함경도민요를 새롭게 다듬어 낸 ‘타박네야’, 동학농민혁명을 상징하는 전래민요 ‘새야새야’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곡까지 한 번에 내달았다. 모두 귀에 익은 노래지만 세련되고 유려한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곡마다 담겨있는 의미가 일관되게 이어졌다. 

 


‘열사가’와 ‘새야새야’가 한 짝을 이루고 수미쌍관이 된 신뱃노래는 노랫말처럼 힘차게 노를 저어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자는 울림을 줬기 때문이다. 아마도 3‧1운동 100주년을 염두에 둔 구성일 것이다. 더구나 공연 시기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배상판결을 난 것에 일본 우익정부가 수출규제라는 악수를 둔 때였다. 일본제품 불매 동참이 넓게 확산될 즈음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명징하게 전달됐다. 

 


그렇다고 정기공연은 너무 들뜨지도 않았고 격앙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고 절제 있는 진행이 돋보였다. 10번째 정기공연을 쉼 없이 이어 온 소리꾼 김소영의 뚝심에도 박수를 보낸다. 울산민예총 사무국장으로 울산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예술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며 바쁜 시간을 쪼개 활동해온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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