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사연댐 헐어 관광대곡(大谷)을

배성동 소설가 / 기사승인 : 2019-04-17 11: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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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대곡천 암각화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 사연댐 수몰지에서 고래 머리처럼 생긴 바위를 봤다. 이 ‘고래바위’는 사연댐 제방 쪽 물 위로 길쭉한 섬처럼 떠 있는 ‘귀신고래등’을 바라보고 있다. ⓒ이종호 기자

 

사연댐을 헐어 대곡천을 살리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오랫동안 대곡천 수계 60km를 모니터링하면서 사연댐 헐기 손가락 부대, 삽자루 부대를 이끌어온 필자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한 대곡천 암각화군을 살리기 위해 온갖 모색과 실험을 거듭했으나 실패의 연속이었다. 근원적인 방법은 오직 사연댐 헐기뿐이라는 주장을 펼쳤으나 여태 소귀에 경 읽기였다. 사실 사연댐은 제 기능을 잃은 지 벌써 오래다. 그런데도 울산시는 사연댐을 지속식물인간 상태로 방치해 두고 있다. 번번이 물귀신처럼 따라붙는 물 문제는 대통령도 해결해 내지 못했다. 그러는 반세기 동안 ‘선사문화의 액자’는 오뉴월 엿가락처럼 짓물러지고 국보 반구대 암각화의 선사인 얼굴은 동태 눈깔로 변해갔다. 외국 학자들은 이러한 우리들을 ‘지적(知的) 난장이’라 조롱했다.


사연댐은 물과의 악연이 깊다. 만물을 널리 이롭게 하는 물이 왜 원성을 듣는 것일까? 그것은 세계적 자랑거리인 문화유산을 수장시키고 있고,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5년 완공 후 국가 중요시설물로 지정되면서 총을 든 청원경찰이 지키는 ‘머나먼 댐’으로 멀어져 오늘날까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유구한 선사문화와 비경을 지닌 대곡천이 어쩌다가 쓸개 빠진 사람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DMZ가 되었는지 비분강개 아니 할 수 없다.


필자는 단계적 사연댐 철거와 함께 ‘관광대곡(觀光大谷)’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첫 단계는 사연댐 철거에 앞서 손쉬운 사연댐부터 개방해서 시민들의 품에 돌려주자는 것이다. 바로 위에 있는 대곡댐은 개방을 해놓고 사연댐은 봉쇄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천혜의 자원을 이용한 대곡천 둘레길 조성이다. 멋진 진달래 능선과 경관이 수려한 수변 지역을 선보이고, 만산홍엽으로 물든 천하비경을 시민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사연댐 제방에서 아랫옹태 1~2km 구간을 ‘수상 실크로드’, ‘대곡천 주라기 공원’, ‘공룡 출렁다리’로 설계해봄 직하다. 이 일대 퇴적암에는 공룡 발자국, 물결무늬화석, 벌레 구멍 생명체들도 드러난다. 필자는 얼마 전 이곳을 모니터링하면서 유사 공룡알을 발견한 바 있다. 대곡천은 스토리의 보고다. 수몰민의 아픈 사연, 장생포에서 올라오던 귀신고래가 좌초된 곡연골, 독쟁이 옹태골, 유배 온 포은 정몽주 선생이 애지중지한 벼루를 만들었다는 세연골, 말을 탄 장수가 뛰어내린 용말바위, 쇠부리촌 한실 등 숱한 스토리와 역사 흐름도 엿볼 수 있다. 또한 반구대 범굴과 범바위, 범골을 이용한 범 프로젝트도 개발해볼 만하다.


세 번째 단계는 사연댐에 배를 띄우는 프로그램이다. 사연댐 제방에서 출발한 배가 수몰 마을을 경유해 ‘옹태풍류가’에도 등장하는 병풍바위를 운항하게 되면 이색적인 볼거리가 될 것이다. 배를 탄 관광객들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제2, 제3 암각화 찾기 체험을 하면서 청정태고 대곡천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 비경이 오죽 좋았으면 선인들은 ‘옹태풍류가’를 남겼을까. 어화 세상 벗님네야/강산 구경 가자구시라/ 반월성 높이 올라 사연을 바라보니/ 세연수 맑은 물에 황룡 목욕하고/ 안장바우 질매바우 장수 한 분 지나가고/ 수리암 섯는 바우 병풍 기림 좋을시고/ 진달래꽃 만발하여 병풍바위 수놓았네.


배성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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