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인문강좌] 1년 동안 니체…<우상의 황혼>(2)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09-11 11: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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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TV 지상중계
루나와 리브의 니체 썰전
책을 좋아하는 루나와 철학을 가르치는 리브가 벌이는 흥겨운 철학 수다



Q . 니체의 망치가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소크라테스야. 니체는 도대체 왜 그런 거야?

루나: 책 내용에서 서문, 잠언과 화살 지나면 바로 ‘소크라테스의 문제’가 나와. 니체는 첫 번째 망치를 소크라테스에게 휘두르고 있어, <비극의 탄생>부터 소크라테스를 향한 망치는 예비돼 있었어. <우상의 황혼>에서는 조금 더 날 선 비판이 들어가는 것 같아.


리브: <우상의 황혼>은 ‘서문’과 ‘잠언과 화살’ 그리고 ‘망치가 말한다’를 빼면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어. 초반 5개 장은 형이상학과 존재론, 나머지는 윤리학 기독교 비판, 문화 철학을 담고 있지. 존재론 형이상학의 문제에서 소크라테스를 다루고 있어,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류 철학을 형성하게 만든 주범으로 본 것이지. 그래서 망치가 소크라테스를 향한 거지.


루나: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소크라테스 사상에 의해 규정되는 서양 전통 형이상학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겠네.

Q. 니체는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공격해. 왜 그런 거야?

루나: 니체가 소크라테스라는 개인을 공격할 때 소크라테스라는 메신저를 공격하더라고, 허약한 생리적 상태에서 나온 철학이라고. 사상을 공격할 때는 그 사람의 사상이나 이론, 논증을 공격하는데, 니체는 메신저들을 공격해.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리브: 니체는 소크라테스가 이성을 강조하는 사유를 내놓은 이유를 삶의 의지와 연결시켜, 삶의 의지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쇠퇴하고 있어서 이성만을 강조하는 사유가 나왔다고 보는 거지. 삶의 의지가 쇠퇴할 때는 사상의 형성뿐만 아니라 사람의 신체, 발육상태, 외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어.


루나: 니체가 그래서 그렇게 외모 비판을 한 거였군.


리브: 소크라테스가 살아서 니체를 만났다면, ‘니체, 너는 건강하냐?’ 이렇게 반론했을 것 같아. 니체 입장에서 대답하기 까다로웠을 것 같아. 니체가 몸이 건강하지 않았거든.


루나: 그럼에도 니체는 끊임없이 건강을 이야기해. 모순적인 철학자야.

Q. 니체의 소크라테스 변증법 비판에 대해서 이야기해줘.

루나: 니체가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을 “평민들의 정복 수단이다. 평민이 사용할 수 있는 저항과 투쟁의 무기다”라고 비판하고 있어. 니체가 말하기를 “소크라테스 이전의 귀족들은 자신을 논리나 논증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었다. 권위로서 증명할 뿐이다.” 이걸 요즘 용어로 바꿔 말하면 ’꼰대‘거든.
리브: 논리학적으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지. 변증법이 뭘까?


루나: 삼단논법??


리브: 변증법이라는 것은 원어가 dialectic이야. 플라톤의 <메논>에 처음 등장하지, 대화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왔어. 대화를 하는 건데, 논리적 대화를 하는 거지. 소크라테스가 상대를 만나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적인 대화를 하는 거지. 소크라테스의 대화 목적은 상대의 어떤 주장의 근거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잘 모르고 있었구나‘를 깨닫게 해주지. 새로운 앎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지. 

 

니체가 변증법을 공격하는 이유는 이성만을 강조한다는 것 때문이야. 우리 인간이 이성만 가진 존재가 아닌데, 자꾸 이성만 쓰라고 한다는 것이지. 우리가 두 팔이 있는데, 자꾸 오른 팔만 쓰라고 하는 것이랑 똑같다는 거지, 훌륭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이성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 욕구, 충동을 아우르면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지, 니체는 이것을 잘못된 사상적 노선이라고 본 것이지.


루나: 변증볍의 문제라기보다는 변증법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로 볼 수 있나?


리브: 그럴 수도 있지만, 니체가 보기엔 변증법이 나왔다는 것은 이미 삶의 의지가 쇠퇴했기 때문이라는 거지. 니체가 봤을 때는 게임이 이미 끝난 거지. 왜냐하면 삶이 건강하려면 이성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거지. 나의 충동과 여러 가지를 긍정하면서 새로운 나를 창조하기 위해서 모험의 길을 떠나야지. 


루나: 소크라테스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이 있어 보여. 소크라테스 시대는 도시사회의 새로운 규정이나 규칙들이 마련되는 축의 시대잖아. 규율의 방법으로서 변증법은 탁월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거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논리, 변증법은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지는데, 물론 그것만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 그런 측면에서 소크라테스를 변명해주고 싶어.


리브: 나도 동감이야. 소크라테스가 보여준 변증법은 오늘날 토론 수업을 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어. 하브루타도 변증법의 특성을 갖고 있어. 현대에 와서 니체의 그런 비판이 설득력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우리는 논리의 영역과 감정, 충동의 영역을 구분하거든. 논리를 추구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신의 감정과 충동을 도외시한다고 보지 않거든.


루나: <소크라테스 변론>에서 소크라테스가 최종 변론을 할 때 자신이 감정에 호소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겠다고 했어. 논리로써 격파를 해나가는데, 결국은 아테네 시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해서 사형의 길로 갔어. 그런 모습에 현대인들은 감명을 많이 받기도 하지. 그런 면에서 본다면, 니체의 이런 주장은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


리브: 동감이야.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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