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책,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줘야 한다”

최병문 논설실장 / 기사승인 : 2020-03-18 1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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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치·시사

미국 증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3월 17일 새 역사를 썼다. 뉴욕증시 120년 사상 처음으로 다우존스지수가 3000포인트 가량 폭락한 것이다. 전일대비 12.93% 하락,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날 중앙은행인 연준이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추고, 무려 830조 원을 시장에 풀겠다는 긴급처방을 내놓은 후라 충격이 더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하고, 미국이 ‘유럽발 미국 입국금지’를 시행하면서 최악의 경제위기 바이러스가 자본주의 네트워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국발 글로벌 생산 공급망의 파열이 심각해 생산이 구조적으로 손상되면서 세계 산업·생산 실물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또한 각국의 입국·여행 금지 등으로 소비 급감 충격까지 이어져 세계시장은 완전히 패닉 상태다.


이탈리아는 16일 오후 6시 누적 확진자 수가 2만7980명에 이르고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7일 오전 7시 현재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650명, 사망자 14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전 국민 출입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영국은 코로나19 여파가 내년 봄까지 지속할 경우 병원 입원자만 8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는 보건당국의 기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시민들은 극심한 공포에 치를 떨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열려고 하지만 사실상 대회 정상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일본의 경제손실 예상액은 2조6000억 엔(약 28조6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17일 대한민국 증시도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 금리인 0.75%로 낮췄음에도 폭락 장세로 시작했다. 16일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84명 추가돼 총 8320명, 사망은 6명 추가 총 81명으로 집계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 위험은 여전하다. 그리고 해외 유입 차단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 대응해 질병대책본부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재난이 현실로 다가왔다. 누군가를 만나 눈인사를 나누고 악수하고 포옹하던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일상적 만남이 사라졌다. 불과 한두 달 만에 마스크를 쓴 군중들로 가득한 세상의 모습이 참으로 생경하다.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이 절감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든 일상 활동이 변하고 있다. 개학 연기와 정치·문화·스포츠·각종행사 관련 일정들의 취소가 이어지면서 온 세상이 멈춰서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갈까? 이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야 하나? 


일부 사무직종을 빼고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부분 노동자들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때 밀접 접촉이 불가피하고 직장에서 서로 2미터 거리를 두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서울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보듯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 환경에서 밀집해 근무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 있다. 생계를 위한 일터에서 ‘사회적 거리’란 한 가족의 생계와 맞바꿀 수밖에 없는 거리가 된다. 


그래서 또 다시 ‘재난기본소득’을 얘기해야 한다. 재정지출이 늘면 중산층과 부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재정건전성이 훼손된다고 걱정하지만 OECD 국가 모두 다 적자재정을 감수하고 있다. 보수 언론과 정치권은 재정확대를 반대하지만 IMF는 오히려 대한민국이 재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생계가 곤란해진 자영업자, 소상공인, 그리고 일감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갑에 당장 쓸 돈을 채워줘야 한다. 이들은 여유가 없으니 즉시 이 돈으로 생활 소비를 할 것이다. 재정이 다시 시장으로 흘러나와 경기를 살리는 사이클이 작동하게 된다.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먼은 “코로나 대책,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도지사의 말처럼 재난기본소득은 결코 선거용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다. 재벌기업 감세하고 자동차 취득세 깎아줄 재원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주면 골목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가난한 사람이 언제나 더 아프다. 포용과 연대의 시선으로 이웃을 생각하자. 그들의 안전이 바로 나의 안전이다.


최병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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