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인간은 부조리를 인식하며 살아가는 인간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07-24 10: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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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저널 시민학교

망원경 인문 교실 3강

 

우리는 누구나 삶으로부터 소외될 수 있다. 그런 경우 ‘나는 누구인가’와 함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물음이 절실히 다가온다.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게 되는 갑충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실존에 대한 자극은 주어진 삶에 대한 거리감에서 주어진다고 한다. 반복되는 힘겨운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나’를 인문교실 3강 <변신>을 접하며 고뇌해봤다.


유대계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1883년 체코 프라하에서 유대계 상인의 장남으로 태어나 독일어를 사용하는 체코인으로 민족적, 언어적, 사회적 소수자로서 내·외적 갈등을 겪으면서 성장했다. 41세 후두결핵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세 차례의 약혼과 파혼에서 보여주듯 우울증과 사회불안증으로 사회 적응이 어려웠다. <변신>을 제외하고 대부분 작품은 미완성으로 마감했다. 실존주의의 주요 작가로 평가받는다. 인간의 불안과 부조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망원경에서 그의 작품 중 <변신>과 <소송>을 함께 읽고 토의하며 다소 친숙한 실존주의 작가이다.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침대에 있는 자신이 엄청나게 큰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불안한 꿈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꿈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는 현실이다. 그레고르는 자신의 변신한 모습을 인정할 수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게 된다. 출장영업사원인 그는 나름 직장에서 성실하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 일을 좋아하지 않으며 식구들의 모든 희망을 앗아가 버린 사업 실패를 되도록 빨리 잊어버릴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 가족의 생계비를 책임지는 일에 존재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의 변신으로 인해 직장을 잃게 되고 가장 역할에서 한순간에 가족으로부터도 벌레 취급을 받으며 소외된다. 그 과정에 그레고르와 아버지의 관계는 카프카와 자신의 거대한 존재였던 아버지와의 갈등관계를 상징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며 한 인간 존재가 타자와의 사이에서 겪는 근원적인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레고르를 돌봐오던 여동생마저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폭발하며 가족들이 자기의 죽음에 대한 모의를 듣던 장면은 비극적이다. 여동생에 의해 재빨리 문이 닫히고 빗장이 걸리면서 외부 세계와 영원한 단절된다. 그는 자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며 가족들을 원망하지 않고 아버지가 던진 사과로 인해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철학 에세이 <시지프 신화>에서 “삶의 끝이 결국 죽음이라면 인생은 부조리한 것이다. 하지만 비록 인간의 삶이 부조리한 것이라 해도, 난 계속해서 오직 인간이기를 원한다. 인간이지 못한 신의 구원을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며 미래와 영원에 대해 희망이나 기대를 갖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나는 바로 지금, 바로 여기의 삶에 충실할 것이다”라고 했다. ‘부조리 인간’은 ‘부조리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인간’, 즉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인간이란 뜻이며 부조리는 합리성을 열망하는 인간과 비합리성으로 가득 찬 세계 사이에 있다. 니체의 ‘신의 죽음’에 대한 심층설명과 갑충이 되기 전의 그레고르와 갑충이 된 그레고르는 같은 인물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물음, 현대적 시각으로 갑충이 된 주인공을 치매 노인으로 대입해보기, 선의에서 시작된 부모의 일방적인 자식사랑의 위험성, 소외되지 않기 위한 우리 삶의 태도 등을 토의하며 실존을 체험했다.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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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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