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와 거짓말의 공통분모는 양치기 소년에 있다

나경아 PD & 아나운서/전 극동방송 아나운서 & PD / 기사승인 : 2020-05-06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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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온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두 명은 ‘북한의 김정은 신변’에 관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과 주장으로 CNN 인터뷰까지 강행했고 언론사들은 앞다퉈 이 사실을 보도했다. 정부는 초지일관 북한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김정은 신변’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설’들은 잦아들지 않았다.


모 국회의원은 통일부장관에게 그 정보가 맞는 정보인지, 확실한 것인지 물었고 장관도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를 바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마지막에는 대통령직속자문기구인 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부의장(전 통일부장관)에게도 같은 질문을 쏟아냈고 정 수석부의장 또한 같은 맥락의 입장을 전했다.


잦아들지 않던 이 회오리는 결국 ‘김정은’의 활동 뉴스를 통해 거짓과 오보임이 증명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은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보이든 거짓말이든 너무 그럴싸하게 퍼 나르고 인터뷰하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부끄러움과 분노를 함께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기사란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서 어떠한 사실을 알리는 글’로 정의돼 있다. 보도란 ‘대중 전달 매체를 통해 일반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림 또는 그 소식’이라고 정의한다. 이 쉬운 두 단어의 의미가 ‘김정은 관련’ 기사에 있었나라고 생각하며 부끄러웠고, 그걸 퍼 나르는 일부 언론들, 앞다퉈 인터뷰하는 언론과 두 당선인들을 보며 더 부끄러웠다. 정부 발표와 통일부장관에게 질의하던 국회의원, 대통령직속자문기구 수석부의장의 말을 믿지 않는 언론을 보며 그 국회의원과 언론사는 어느 나라 소속인지를 묻고 싶었다.


장관에게 “사실이냐? 확신하냐?”를 거듭해서 묻는 국회의원은 또 뭐라 판단해야 할까? 탈북자로서 당선된 두 국회의원은 또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앞다퉈 ‘김정은의 소식’을 추측해내던 언론사들은 단 한 마디가 없다. 그나마 이 오보에 역할을 한 두 당선인은 가까스로 기자회견을 했다.


왜 언론은 스스로 ‘양치기 소년’의 역할을 하는 것일까? 왜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국민인 우리는 왜 좀 더 단호해지지 않는 걸까? 오보와 거짓말의 공통분모는 '양치기 소년'에 있지 않을까? 수많은 질문으로 글을 맺는다.


나경아 아나운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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