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김윤경 글 쓰는 엄마 / 기사승인 : 2021-09-14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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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기

요즘 안부 인사가 백신으로 시작한다. 맞았냐, 안 맞았다, 왜 안 맞냐, 맞았다, 뭐 맞았냐, 맞고 나서 아팠냐, 이런 패턴이다. 백신이 나오길 기다렸다며 얼른 맞는 사람도 있고 망설이다가 맞는 사람도 있고 안 맞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 안 맞는 이유를 물어보면 죽을까 봐, 약이 개발되고 있으니까, 백신을 못 믿어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올 것 같아서, 후유증이 무섭다고 한다. 백신을 맞는 이유는 코로나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직장에서 맞으라고 하니까, 안 맞으면 불이익이 있을까 봐,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수월하게 지나갈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은 사회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다 맞는 분위기다. 남편에게 자유의지대로 맡겼다면 안 맞을 사람이다. 회사에서 접종 날짜를 받아온 날, 남편이 “나 맞지 말까?” 혼잣말처럼 물었다. “안 맞아도 되는 분위기에요?” 내가 되묻자, “아니지.” 답이 정해진 대화다. 


나는 접종할 생각이 없었다. 급하게 만들어진 백신이 못 미덥고 환경오염 때문에라도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나올 거 같아서다. 빌 게이츠가 백신 제조에 투자를 많이 했다는 기사를 봤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싹했다. 마스크 없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나는 접었다. 종종 애들이 “언제 코로나 없어져?” 물어보면 나는 “안 없어질 걸.” 대답한다. 안타깝지만 지구의 상태를 보면 그렇다. 


보험설계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코로나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권했다. 나와 생각이 달랐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기 때문에 더욱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처음으로 마음이 흔들렸다. 무엇보다 결정적 이유는 밥벌이다. 나는 구직자다. 직장에서 코로나 주사 맞았냐고 물어볼 거고 안 맞았다 하면 접종예정일이라도 적어 내라고 하지 않겠나. 작은애 영유아 검진받으러 병원에 간 김에 백신 예약을 하고 왔다. 접수받는 간호사가 이제 백신이 끝물이라고 정부에서 해줄 때 맞아야 한단다.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한 시간 앞두고 있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예약하면서도 그랬다. 맞아야 할 것 같아서 맞지만 영 찝찝하다. 심하게는 접종 후 죽는 사람도 있으니까. 괜히 달걀을 삶는다. 당분간 팔을 못 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분주하다. 머리를 감아야 하나 싶다가 관둔다. 주사 맞고 나서 남편이 머리 감겨줬다는 훈담이 생각났다. 설거지를 해 둔다. 냉장고도 열어 살펴본다. 요리를 못 할 수도 있으니 장은 안 본다.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서 마음이 놓인다. 


병원에 도착하니 대기 중인 사람들이 많다. 예약한 시간에 왔는데도 제법 기다렸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의사가 주사 알레르기는 없는지, 대장 내시경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다. 여기서 통과하고 주사실로 갔다. 간호사가 팔이 한 방 맞은 것처럼 아플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주사를 놓는다. 강한 물파스를 바른 느낌이다. 싸하고 묵직하다. 생각보다 괜찮다. 먼저 맞아본 지인이 주사 맞고 바로 진통제를 먹으라 해서 챙겨왔다. 앞뒤로 몇 번을 우직우직 눌러봐도 알약이 안 튀어나온다. 타이레놀 안 먹어본 티가 여기서 나는구나. 포기하고 안내에 따라 15분이 가길 기다린다.


오늘 밤과 내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말짱하다. 접종 다녀온 후 지금 글을 쓰고 있고 저녁도 할 수 있겠다. 미리 겁먹었나 보다. 다행이다. 


김윤경 글 쓰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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