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조조정과 5.31 주주총회저지 투쟁(5)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 기사승인 : 2020-05-06 10:56:47
  • -
  • +
  • 인쇄
노동과 사회연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 회사를 쪼개서 수익구조를 극대화하려는 법인분할을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으로 예정된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면서까지 강력한 반대투쟁을 투쟁을 벌였다.


노동자들이 법인분할에 반대한 배경에는 47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울산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회사를 쪼개서 본사를 서울로 이전해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울산의 생산시설은 기존의 현대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본사는 서울로 이전하고 울산에 생산시설만 남게 되면 상당한 수익은 모두 본사에서 가져가기 때문에 지역경제는 물론 신설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도 악화 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역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연대의 힘을 받았던 사례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보기 드문 사례였다.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반대투쟁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회사는 지난 파업투쟁 과정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파업에 참여했던 1415명의 노동자들을 징계해 4명을 해고했으며, 100억 원 가량의 손배, 가압류와 고소고발로 검찰조사와 재판을 앞두고 있다.


회사가 장소를 변경하여 3분 만에 처리한 주주총회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기한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은 재판부가 회사 측 손을 들어주면서 대법 판결까지 끝이 났지만 본안 소송이 남아있다.


법인분할 반대투쟁으로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그 투쟁이 정당했기에 어느 누구도 그 투쟁이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본가와 권력에 의해 망가지는 잘못된 제도에 항거하는 것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 때문일 것이다.


재벌에 의해 경제민주화가 역주행하고 있을 때 민주노조 진영은 오랜 세월동안 재벌개혁을 투쟁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그 실천 활동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할 정치세력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그 사이에 재벌들은 자신이 가진 부를 2세, 3세에게 승계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편법을 자행하며 부의 편중은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과 재벌들이 현대중공업 재벌처럼 회사를 쪼개고 합병하는 방식으로 부를 늘리고 편법승계를 정당화할 것이다. 그 과정에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재벌개혁 투쟁에 큰 힘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노동자들이 자본 권력과 투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 투쟁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사회의 어떠한 모순이 존재하는지를 발견하는 것은 중요하다. 노동자들은 투쟁의 한계가 무엇인가를 잘 정리해 다음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재벌의 착취구조에 맞선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눈앞에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자본의 부도덕함에 당당히 맞설 수 있었던 단결된 힘이야말로 가장 값진 성과일 것이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함께 싸웠던 노동자들이 잘 조직되고 새로운 투쟁의 중심체로 나설 수 있다면 노동조합의 미래와 사회변혁 운동의 미래는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그동안 법인분할 반대투쟁 과정에서 함께 지지하고 응원해준 시민과 지역언론, 각종 단체의 구성원들께 투쟁을 지휘했던 지부장으로서 감사드린다. 투쟁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피해를 당한 분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반대투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언제나 당당하게 불의에 맞설 것이며 지역의 현안에도 연대하는 멋진 노동자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근태 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