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며 변화를 꿈꾸는 행복한 학교” 청량중학교 서로나눔학교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1 00: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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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형 혁신학교 ‘서로나눔학교’ 탐방

울주군 청량읍에 있는 청량중학교는 1954년 개교한 학교로 오랫동안 소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청량중은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기르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적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서로나눔학교를 추진했다. 청량중은 올해 서로나눔학교 지정과 더불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됐다. 현재 변화를 꿈꾸며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민주시민교육을 운영 중인 청량중을 찾았다.
 

▲ 왼쪽부터 윤미경 학부모회 임원, 김광화 학교운영위원, 이태경 학생자치회장(3학년), 이호정 학부모회장, 강권식 교장, 한상균 교감, 이예린 학생자치회 부회장(2학년), 김지형 교무혁신부장, 장희수 학생자치회 부회장(3학년). ⓒ김선유 기자


Q. 서로나눔학교(울산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과정은?

강권식 교장=청량중학교는 1954년 개교 이래 6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금의 청량중학교의 모습은 그동안 본교를 거쳐 갔던 수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사이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그때마다 학교는 변화에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서로나눔학교의 신청 또한 학교장으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민주적 학교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혁신학교의 발걸음을 따를 것이지 그렇지 않을지 선택해야 했다. 그 선택의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 각 교육공동체에 의견을 묻고 생각을 나누고 토론했다. 그 결과 염려와는 다르게 청량중학교 교육공동체는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이 선택이 올바른지 아닌지의 단계를 넘어 어떻게든 우리가 결정한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서로나눔학교를 추진했다. 교직원은 90% 이상의 동의율을 보였고 학부모들은 더 높은 동의율을 보이며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서로나눔학교 공모에 신청해 올해 3월부터 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하게 됐다.

 

▲ 1학기 자유학년제 예술체육활동 오케스트라반


Q. 서로나눔학교의 운영 목적은?

김지형 교무혁신부장=본교가 위치한 청량읍은 과거에는 큰 지역적 변화가 없던 조용한 곳이었다. 학교라는 조직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본교도 일상적인 교육활동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더 큰 개발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학교가 많은 수의 학생 유입이 예상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로 인해 교직원들 또한 고민에 빠졌다. 과거의 교육과정으로 미래의 변화를 담아내는 교육을 진행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서로나눔학교는 그런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서로나눔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새롭게 교육과정을 구성해 학생들에게 행복한 학교의 삶 속에서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와 역량을 경험하고 익힐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캔버스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다양화했고 청량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서 자율적이고 특색 있게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게 됐다.

 

▲ 10월 7일, 독서행사- 김동식 작가와의 만남


Q. 청량중학교의 목표는?

강권식 교장=학교 비전을 ‘서로 소통하며 변화를 꿈꾸는 다 같이 행복한 학교’라고 정했다. 서로나눔학교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교로서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나 정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턱대고 방향성을 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먼저 시작한 다른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본교의 현 교육과정에 미치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와 실천 가능성을 고려해 4가지 운영과제들로 간추렸다. 소통과 합의의 학교문화 조성, 배려와 나눔이 즐거운 학생자치활동 전개, 배움이 즐거운 학생참여 중심수업 실천, 마지막으로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민주시민교육 운영이다. 교육 과정상 개선이 필요한 많은 부분이 있었지만 첫해에 변화의 씨앗으로 꼭 시작해야 할 부분들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4가지 운영과제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청량중학교의 교육 목표에 달성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7월 15일, 봉숭아 꽃물 들이는 날

Q. 청량중학교의 학교문화는?

한상균 교감=사실 학교문화라는 것을 정의할 때 그것을 어떤 맥락과 담론 속에서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청량중학교는 서로를 배려하고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풍토가 조성돼 자리 잡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나 모두 그 집단의 본질적인 목적이 구성원들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청량중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학생들이 더 행복해지고 나아가 사회에서도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지닐 수 있도록 교육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생각들을 교직원들과 함께 평소 교무실에서나 또는 전문적학습공동체 시간에 공유하며 스며들듯 학생들에게 향기가 묻어나 배움을 즐기며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본교의 중점 교육활동인 오케스트라 교육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외부에서 보면 오케스트라 교육이 딱히 학력 향상이나 명문대 입시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성적으로 하는지 이해를 못 할 수도 있는데 악기를 배우는 일이 아이들에게 사실은 정말로 큰 기쁨을 주고 있다. 한 악기를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서 오케스트라에서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 구성원으로서 성공적으로 역할을 해낼 때 그 성취감은 대단히 크고 그로부터 얻은 자신감이나 공동체에 대한 만족감이 학업이나 일상생활로 이어져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교육에 관한 생각과 활동들이 청량중학교의 학교문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호정 학부모회장=당장은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되기 전과 후가 갑자기 크게 달라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나눔학교라 하더라도 결국은 교육공동체의 학교 교육에 대한 참여 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중에는 서로나눔학교가 구체적으로는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고 관심이 없는 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서로나눔학교로 지정되면서 학부모 참여에 대한 학교의 문턱이 많이 낮아졌고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이렇게 교육공동체로서 역할을 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한분 두분 생겨나기 시작하면 관심이 없거나 서로나눔학교에 대해 알지 못하던 분들도 주변에서 이런 변화의 모습들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는 첫해라서 그 씨앗들이 뿌려지고 있으니 앞으로 2년차, 3년차로 서로나눔학교가 진행되면 학부모의 학교 참여뿐만 아니라 마을교육공동체 전체의 참여로 확대되길 바란다.
 

▲ 7월 26일, 오케스트라 여름방학 캠프


Q.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됐다고 하던데?

박철의 교무혁신기획교사(서로나눔학교,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담당)=청량중은 올해 서로나눔학교와 더불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됐다. 2022년 12월부터 현재 학교 본관을 허물고 개축에 들어간다. 이 사업에 1년 6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새로운 학교를 짓는 과정은 예전에는 교육청에서 모든 것을 진행했지만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는 ‘사용자참여설계’라는 이름으로 실제 학교를 사용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직접 설계에 참여한다. TF팀을 꾸려 어떻게 학교를 만들 것인지 구상한다. 청량중은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과 함께 덕하시장을 방문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청량중 개축과 관련해 새롭게 지어지는 학교는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지 물었다.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 구축’, ‘체육관을 개방해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지역주민들이 책 읽을 수 있는 도서관 구축’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예전에는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학교였다면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는 지역주민들도 교육공동체로서 참여해 모든 주체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현재 진행 중인 설계 단계가 서로나눔학교 과정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학교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서로나눔학교의 방향과 잘 맞는 것 같다. 현재 단계가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본 설계에 들어가 내년 말 공사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이 사업을 통해 2024년에 청량중은 완전히 새로운 학교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4월 21일, 전문적학습공동체

Q. 서로나눔학교 활동 내용은?

김지형 교무혁신부장=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해보니 처음의 의욕과는 다르게 전 교직원이 다 함께 모여서 참여하는 모임의 경우 내용상 교원들의 필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연수는 만족도가 높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교사들이 자신들의 관심사에 기반해 자발적으로 만든 독서지도 모임이나 프로젝트 수업 연구 모임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잘 운영이 됐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몇 개 운영하고 있느냐 하는 실적 위주의 형식적 운영보다는 교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성장시킬 수 있는 소집단 모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학교 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로젝트 수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교과 간 프로젝트 수업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평가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학년별 교과 선생님들이 전문적학습공동체 시간에 모여서 프로젝트 주제나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실행했다. 수업 과정에서 결과물이 교과별로 순차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학생이나 교사 모두가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과 관련해 ‘환경 게이지’라는 기후위기 실천활동 환경생태 교육을 해보았다. 사회수업 중 환경일기장 활동을 시행해 환경생태 보전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배우고 학교 내 실천사항으로 텀블러 들고 오기, 급식 잔반 남기지 않기, 기후위기 대응 실천행동 사진 남기기 활동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환경 지키기 학교문화가 전 교육공동체로 확대될 수 있었다. 


또한 ‘도시농부’라는 자유학년제 동아리 활동을 시작해 학교 텃밭을 자체적으로 조성해 농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울산도시농업네트워크와도 연계해 학교 텃밭 활동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참여하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진정한 학생 도시농부로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의 핵심 활동으로 1학년 자유학년제 예술 체육활동과 방과후수업을 통해 재학 기간 3년 동안 클래식 악기를 익히게 해 ‘모아모아 예술작품 공모전’, ‘울산클래식음악제’, ‘울산예술제’ 등에 참여해 큰 상들을 받음으로써 연습이 결과로 이어지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케스트라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활동들이 전파돼 학교 전체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내년에는 학생들이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공연 시 모든 교육공동체가 관람하고 응원할 수 있는 교육과정 방안을 계획해 오케스트라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 10월 27일, 제24회 울산교육문화예술제 참가


Q. 학생들의 반응은?

이태경 학생자치회장(3학년)=우선 학급 회의와 전교 학생자치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게 되면서 학생 자치활동이 활성화돼 좋았다. 또한 학교 운영에 우리 학생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큰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급회의 시간 동안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내용을 전교 학생자치회에서 공론화시켜 논의하고 결정된 의견을 학생자치 담당 선생님께 전달하고 실제로 그 의견이 반영될 때 매우 뿌듯했다.

이예린 학생자치회 부회장(2학년)=학생들이 꼭 먹고 싶어 하는 급식 메뉴로 ‘치킨마요 덮밥’이 있었는데 의견을 전달해서 실제로 급식 시간에 치킨마요 덮밥을 먹을 때 느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지금도 매월 먹고 싶은 급식 메뉴를 4가지 선정하고 다음 달 급식에 반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친구들이 급식의 질이 바뀐 것 같다며 좋아해 줘서 마음이 뿌듯했다. 학생참여예산제의 경우도 전교 학생자치회에서 해당 예산을 구상하고 실제로 집행해봄으로써 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감도 생기고 주인의식도 생긴 것 같다.

 

▲ 6월 11일, 청량중 교육공동체 나눔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강권식 교장=보통 연구 시범학교나 교육부의 특정 과제를 실행하는 큰 사업을 학교에서는 부담스러워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업들이 외면적으로 성과가 있어 보이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한시적인 효과였거나 일반 학교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풀려진 성과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청량중학교는 서로나눔학교 운영을 통해 일반 학교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적용하면 교육공동체가 전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는 평범한 사례를 만들고 싶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서로가 먼저 서로나눔학교 운영을 하겠다고 하는 일이 울산 교육 현장에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김지형 교무혁신부장=서로나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 주변의 다른 학교 선생님들이 서로나눔학교가 뭐 하는 학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딱 잘라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 남은 운영 기간 동안 서로나눔학교의 교육철학을 좀 더 분명히 하고 그 철학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운영과제를 수립해 나중에는 스스로가 좀 더 서로나눔학교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당당하게 주변 선생님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이호정 학부모회장=학부모 관점에서 학교에서 새롭게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앞으로 조력자로서만 머물지 않고 교육공동체의 한 주체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학교 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학부모회 모임도 더 자주 모이고 학교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김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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