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과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과 함께한 교직원 연수

진한솔 조선업태양열협동조합 / 기사승인 : 2020-02-07 10: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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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경영체

지난 1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삶의 철학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교원연수가 시작됐습니다. 부산교육청과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가 함께한 교직원 연수였습니다. 


기후는 우리 미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기후가 변화하고 있고, 기후위기라는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해 에너지를 남용한 결과 기후비상사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기후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한 체험교육과 전문적인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는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와 통합적인 기후변화 교육을 주도하는 에너지 교육기관입니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에너지 절약과 자원 재활용 교육을 하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 체험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울산 울주 그루경영체 조선업태양열교육협동조합은 16일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적정기술 강의와 함께 ‘작은 집과 에너지’라는 주제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한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


▲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 사무국장


커피 이야기-가장 좋은 커피는 어떤 커피일까


첫 시간은 잠에서 깨어날 겸 커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됐습니다. 커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료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인지 시중에 나오는 커피 맛은 너무 일률적입니다. 각자 입맛에 따라 커피 맛은 천차만별이어야 하는데. 하나로만 찍혀서 나오는 커피, 과연 옳은 걸까요. 원산지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블랜딩한 원두에 따라 각기 다양한 커피 맛이 나옵니다. 다른 조건으로 드립 커피를 내리면 커피 맛에 대한 각자 다양한 평가가 나옵니다. 같은 원산지 커피를 나눠드렸더니, 단맛이 난다는 사람과 부드러운 맛이 난다는 분, 쓴맛이 난다는 이와 신맛이 난다는 교직원 등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신의 입맛을 알고 거기에 맞는 커피를 찾아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람의 입맛은 천차만별입니다. 자신이 맛있다고 생각한 커피를 누구에게도 강요할 순 없습니다. 다른 이들은 다른 입맛을 가졌습니다. 맛없는 커피, 맛있는 커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맛이 나는 커피와 내가 선호하지 않는 맛이 나는 커피로 나눠야 합니다.

 

▲ 커피 이야기


▲ 커피 자기 입맛대로 내려 먹기


적정기술의 뜻. 그리고 한계

커피를 마시며 커피 이야기로 시작해서 적정기술 강의를 이어갑니다. 사전을 찾아볼 때 나오는 적정기술이라는 의미와 현실에서 접하는 적정기술의 의미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 빈틈에 대해 알아갑니다. 원래 적정기술은 제3세계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수도가 없는 나라에서는 매일 몇 시간씩 걸어서 물 있는 곳까지 가 항아리 가득 물을 길어 옵니다. 날마다 무거운 물 항아리를 지고 왕복하는 이들을 위해서 적정기술로 만들어진 게 바퀴 모양 물통입니다. 바퀴 모양의 물통을 지원받은 후 그 나라 사람들은 더 이상 무거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물을 떠오는 것이 아니라 바퀴 모양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 굴려서 집에 옵니다. 


이렇게만 보면 정말 좋은 기술이지요. 하지만 적정기술의 함정은 이후에 드러나게 됩니다. 그 바퀴 모양 물통을 오래 사용해서 구멍이 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바퀴 모양 물통을 다시 사거나 고쳐 써야 하는 상황이 오고, 결국 살 수도, 고칠 수도 없게 됩니다. 물통에 돈을 투자하려면 먹을 식량을 포기해야 하고, 고쳐서 쓰려고 해도 기술도 재료도 없습니다. 그럼 그들은 다시 머리에 항아리를 이고 물을 길어 와야 했던 옛날로 돌아갑니다. 


이게 과연 그들을 이롭게 하는 거고 도와주는 걸까요? 도와준 뒤에 뒤처리가 좋지 않다면 욕만 한 바가지 듣는 거죠. 편한 것을 알아버렸는데, 잠깐 편했다는 사실에만 감사하면서 살아갈 순 없습니다. 적정기술 말고도 어느 기술이든 누군가에게 베풀기 위해 접근하더라도 지속불가능하다면 처음부터 쓸모없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도와준다는 생각만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자기 마을에서 쉽게 재료를 구해 고칠 수 있도록 기술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들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적정기술이 그렇게 만들어져야지만 서로 베푸는 세상이 더 앞당겨질 것입니다.

 

▲ 적정기술 강의

깡통난로 만들기 실습시간-처음 사용하는 공구들에도 천천히 익숙해져 보기

오후에는 깡통난로 만들기와 화덕 만들기 교육이 이어졌습니다. 위에서 천천히 타 내려오는 우드가스 스토브 원리를 이용한 깡통난로와, 거꾸로 타게 만든 포켓스토브 원리를 이용한 깡통난로 만들기가 시작됐습니다. 우드가스 스토브 깡통난로는 분유통과 페인트 통만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드는 것이죠. 분유통은 재활용이 되는 깡통인데, 이를 활용하면서 만든다는 것에 의미를 둡니다. 


처음 다뤄보는 공구에 교직원들은 멈칫거리다가도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니, 서로 옆의 동료들을 도와가면서 함께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구멍을 뚫을 곳에 구멍을 뚫기도 하고 헤라를 이용해서 분유통 윗부분 철을 잘라내기 시작하죠. 충전 드릴도 살짝 누르면 살살 돌아가고, 세게 누르면 세게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되니, 스스로 드릴 속도를 알아가며 피스도 박습니다. 함석가위로 페인트 통을 자르고 밴딩을 두르고 뚝딱뚝딱 만들다 보니, 작은 깡통난로가 완성됐습니다. 


우드가스 스토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두꺼운 나무를 밑에, 중간나무를 중간에, 작은 나무를 위쪽에 깔고 불쏘시개를 깔아줘야 합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불을 붙이면 화르륵 타오르죠. 위에서부터 타서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중간에 굵은 나무가 들어오면 작은 깡통 난로에서 화를 냅니다. 정해진 순서대로 타서 내려가야 하는데, 중간에 끼어들기 당한 나무들 때문에 연기를 내뿜는 것이죠. 교직원들은 이 작은 깡통난로에서 라면을 끓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포켓 스토브 깡통난로 만들기가 진행됐습니다. 큰 드럼통을 잘라서 연통을 꽂아 만드는 건데, 큰 드럼통을 자를 때에는 그라인더라는 기계를 활용합니다. 직선으로 자르게 만들어진 그라인더를 어떻게 활용하면 예쁜 동그라미로 자를 수 있는지 설명해주고 시범을 보이자 교직원들은 큰 소리를 내며 고속회전하는 그라인더를 잡고 더듬더듬 잘라봅니다. 안전이 중요하기에 안전모와 장갑, 귀마개를 끼고 천천히 공구를 다루는 교직원들의 모습은 신선했습니다.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연통을 꽂아서 안으로 들어가는 연통과 바깥으로 보이는 연통의 차이를 알아갑니다. 포켓 스토브는 거꾸로 타는 난로이기에 처음 불을 붙일 때도 특이하게 붙입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화덕 만들기가 진행됐습니다. 로켓 스토브와 포켓 스토브의 원리 두 가지를 갖고 있는 독특한 화덕이죠. 교직원들과 함께 리벳을 치며 대포 모양처럼 점점 화덕의 모양이 갖춰져 갑니다. 

 

▲ 우드가스 스토브 만들기(깡통난로 만들기)


▲ 연수 참가 교직원들
▲ 완성된 우드가스 스토브(깡통난로)
▲ 완성된 우드가스 스토브에서 라면 끓이기


작은 집과 에너지

실습이 끝난 뒤 작은 집과 에너지에 관한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집은 살아가는 인생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식구가 늘어남에 따라 집의 크기가 변하게 됩니다. 결혼한 후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 방을 만들어주게 되고, 한 식구가 거실에 모일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집의 평수가 넓어지게 되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다만 아이가 성인이 돼 집에서 나가면 집의 크기 또한 천천히 줄어들어야 합니다. 에너지 면에서도, 부모에게도 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없는 방을 자주 청소하기도 그렇고, 관리도 점점 효율적이지 않게 됩니다. 언제까지 쓰지도 않고 주인도 없는 방을 남겨둘 수는 없을 테니까요. 부부만 살게 될 경우 집을 조금씩 줄여나가면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커다란 집에 부부만 사는 경우 따뜻한 느낌을 낼 수 없을 겁니다.

 

▲ 화덕 만들기

다양한 곳에서 기후를 생각하고 에너지를 줄이는 교육이 많아지기를

모든 강의가 끝을 맺었습니다. 소한과 대한 사이에 진행됐던 이번 시간. 분명 추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정돼 있는 화석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요. 점점 더 더워지는 이 세상에서, 해수면이 높아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고, 대비하고, 맞춰가야 할까요. 이런 점들을 조금이나마 깨우칠 수 있는 교육이 이번 부산 교직원 연수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이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아야지만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 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아가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진한솔 그루경영체 조선업태양열교육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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