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앞으로 5년, 1만717명 정년퇴직

박유기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 기사승인 : 2019-05-08 10: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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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논단

최근 3년 동안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약 3만 명이 회사 밖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동구지역 경제가 파탄상태다”라는 이야기는 이미 몇 년째 듣는 이야기다. 최근 조선 경기가 되살아난다는 반가운 소식은 있지만 대규모 정규직 노동자 채용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최근 현대자동차 회사 측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019~2023년까지 5년 동안 현대자동차에서 정년퇴직할 노동자(노조 조합원 기준, 정년 60세 기준)가 무려 1만71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1386명, 2020년 1940명, 2021년 2343명, 2022년 2660명, 2023년 2388명으로 매년 어지간한 대기업 직원 전체 규모의 정년퇴직자가 쏟아져 나온다. 앞으로 10년 이상 현대차에서 정년퇴직자 규모는 매년 2000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매년 대기업 하나가 없어지는 꼴이다.


지난 5월 3일, 현대자동차 문화회관에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주최로 ‘4차산업 환경 속 고용유지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위원 및 자문위원 공동 토론회’가 열렸다. 현대차지부 소속 정책위원과 전문가그룹인 자문위원(교수 및 박사)들의 발제와 토론, 토론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오후 4시부터 7시 30분까지 2시간이 넘는 시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지금까지 대세였던 내연기관(가솔린, 디젤) 자동차에서 전동화(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자동차로 급격하게 대체하는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전략 마련이었다.


대기환경 오염에 따른 전 지구적인 탄소(CO2) 절감 규제가 본격화되는 현실에서, 2020년부터 적용되는 ‘파리기후협정’ 기준에서 맞춰, 현대차가 징벌적인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서 최소한 생산해야 할 친환경(전동화) 차량 45만 대(현대차 국내공장 총생산능력 171만 대) 정도를 생산할 경우 2025년까지 현대자동차에서 일자리가 7053개나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의 내연기관(가솔린, 디젤엔진)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투입되는 부품 수가 약 3만 개인데, 수소자동차의 경우 부품 수가 1만7000개, 전기차의 경우 1만3000개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결국, 수소차와 전기차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내연기관 차량 생산대수가 줄어들면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운반하고, 조립하는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산업 변화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사 간에 단체교섭을 통해서 ‘고용안정위원회’, ‘정책연구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등을 구성해 공동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부품산업에 대한 대응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탑재되었던 엔진, 변속기, 머플러 등 배기장치, 연료탱크 같은 연료장치 등이 전기자동차에는 아예 없어진다. 따라서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사와 부품사에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경우 전기차와 수소차의 생산이 늘어나고, 내연기관 차량 생산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생산할 부품수가 줄어들고, 이와 연동해서 1,2,3차 부품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친환경차 급증과 내연기관차 감소, 자율주행, 공유경제 등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변화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울산과 전국에 분포한 부품사 노동자들 전체의 고용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1개의 기업에만 떠맡겨서 해결책이 나올 문제가 아니다.


이미 독일에서 정부-기업-노동조합-전문가(학계)들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머리를 맞대고 다가오는 4차산업 혁명 시기에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를 분석하고, 새로운 산업에 대비한 국가적(지역적) 인프라 구축과 노동자들의 교육훈련, 재취업 등 대책을 마련해 고용대란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울산에서 한 해에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정년퇴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이 도래하기도 전에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로 인해 해고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수 많은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지방정부)와 기업, 노동조합, 전문가집단이 모여서 생산적인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지방정부나 중앙정부는 고령화 시대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천, 수만 명의 퇴직자들에게 사회적 참여 방안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기초적인 노후생활 보장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박유기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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