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물 이용한 모험놀이터 많아졌으면

이윤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 기사승인 : 2020-09-03 10: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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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오늘도 아이들은 놀이터로 가자고 한다. 둘째는 초등 고학년이고 셋째는 입학 전인데, 가면 갈수록 놀이터에 대한 갈망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이사 가기 전 아파트 놀이터는 차가 진입해 신경이 많이 쓰였으나, 이사 간 아파트 놀이터는 구조상 차가 진입하지 못하기에 안심이 됐다. 퇴근 후 귀찮긴 하지만 마음을 바꿔 아이들과 되도록 놀이터로 나가 보려고 결심했다. 많이 놀아본 아이가 다른 것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둘째도 막내도 새 친구를 사귀며 잘 놀았다.


놀이터 기구는 조합놀이대 하나와 시소 두 개로 간단하다. 조합놀이대에서는 미끄럼타기, 지탈(지옥탈출), 경도(경찰과 도독) 등을 했는데, 놀이가 격해지면 높이가 대략 1.5m인 둥근 미끄럼 위쪽 등에도 오르내리는 것이었다. 둘째는 괜찮지만 셋째는 위험하다고 생각돼 미끄럼 등으로 올라갈 때마다 가서 오르고 내리는 것을 도와줬는데, 몇 번 하더니 자기방식으로 온몸을 미끄럼틀에 붙이고 안전하게 오르고 내리기 시작했다. 셋째 친구나 동생들과 같이 놀 때, 셋째는 자랑처럼 올라갔다 내려오며 의기양양해 했다. 친구나 동생들 엄마들은 그 위험한 행동에 당황했는데, 자기 아이가 셋째를 따라 하다가 다칠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셋째 또래 여자아이 중에 그렇게 노는 아이는 거의 없었지만, 셋째 때문에 몇몇 친구가 그렇게 놀게 됐다.


어린 시절, 나는 뒷산을 뛰어 다녔다. 뒷산이 놀이터였다. 동네 언니오빠들이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쳐줬고, 산중턱 넓은 밭에 선을 긋고 언니오빠가 정해준 규칙대로 잡기 놀이도 했다. 초등 저학년 때 참새를 잡기 위해 대나무를 칼이나 낫으로 잘라 활을 만들었는데, 첫 번째는 방법을 몰라서 실패했고 두 번째 시도에서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 활시위줄이 잘 끼워질 수 있도록 화살 윗부분도 오목하게 칼로 팠다. 아주 조심했지만 서툰 칼질에 손톱이 조금 잘려 나갔던 기억도 난다. 손이 조금 베이는 건 별 문제가 아니었다. 뒷산을 돌아다녔지만 활로 참새를 잡는 건 실패했다. 방법을 바꿔 덫을 만들어서 참새가 들어가면 잡기로 했는데 그 덫에 갇히는 어리석은 참새는 없었고, 결국 참새 잡이는 시들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생각하고 주변물을 이용해서 시도해보는 놀이를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컸기에 내 아이의 위험에 그리 민감하지 않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되고, 살이 베여도 밴드를 붙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흉이 지면 지는 대로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다. 첫째와 둘째 모두 무릎에 흉터가 있다. 그 흉터는 무엇을 할 때 조심해야 함을 떠 올리게 하고, 그럼 더 큰 상처를 예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북유럽에는 자연물을 이용한 밧줄놀이터, 트리하우스, 모래놀이터 등 의도적으로 다소 위험해 보이는 공간을 조성하는 모험놀이터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 주변의 놀이터는 조합놀이대 같은 정형화되고 위험요소를 대부분 제거한 놀이터가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놀 수 있는 형태는 정해져 있다. 


놀이터에서 부모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계속 지켜봐야 하기에 귀찮지만, 우리도 다소 위험한 모험놀이터가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신이 생각한 놀이에 몰입해서 신나게 잘 논다면, 커서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무슨 일을 하든 몰입해서 자신의 창의성을 더 잘 펼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윤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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