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 사각지대 해결사, 다함께돌봄센터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 기사승인 : 2019-04-10 10: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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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전국적으로 ‘다함께돌봄센터’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사업이다. 기존에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아동돌봄 체계를 대폭 확대해서 부모나 보호자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6세부터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습지도와 문화체험 같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등하교 관리도 해주고, 간식과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는 통합적 돌봄 사업이다. 2022년까지 1800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시범적으로 전국에 23개소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150개소를 더 확충하겠다고 하니 울산지역도 서둘러 준비하고 신청해야 한다.


다함께돌봄센터 공간은 지역 종합복지관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 마을과 아파트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접근성이 높고 개방된 공간이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지역 몇 군데를 살펴보자. 먼저 광주광역시 북구 같은 경우 구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2028년까지 1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하고 시설 기능보강을 했다. 경기도 성남시는 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복지회관 2층과 3층을 개축해서 리모델링했는데 어린이식당까지 갖추고 있다. 센터에 어린이식당을 설치한 지역은 성남시가 처음이다. 오래전부터 주민 복지에 신경 써온 도시답게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운영 체계는 이렇다. 센터장을 포함해서 세 명의 보육교사와 조리사가 생활교육과 독서지도, 신체놀이, 또래놀이, 음악·미술·체육·과학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귀가했을 때 저녁 차려 줄 사람이 없으면 저녁밥까지 챙겨주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부터 보호자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운영하는데 통상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방학에는 출근시간에 맞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신청은 구청이나 군청에 문의하면 되는데 맞벌이 가정의 저학년 아동은 우선 돌봄 대상이다. 긴급한 사유가 발생하면 일시적인 돌봄도 가능하다. 맞벌이 가정에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이다. 월 이용료는 10만 원 이내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제도의 이면에도 그늘이 존재한다. 다함께돌봄센터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취약계층 아이들을 돌봐 왔던 지역아동센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어디를 가 봐도 운영비가 부족해서 프로그램에 투자할 예산이 거의 없다. 이용하는 아이들의 낙인감도 더욱 커질 것이다. 당장 예산 배정부터 문제가 됐다. 정부는 올해 다함께돌봄센터 설립에 10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한 곳당 운영비는 700~800만 원으로 책정된다.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보다 2.8% 인상했는데도 월 530만 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됐기 때문에 이 돈으로는 임금인상분도 맞추기 어렵다. 새로운 제도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기능이 비슷한데 이용자들이 겹친다면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아동돌봄 사업의 방식을 좀 더 유연하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은 지역아동센터, 다른 아이들은 다함께돌봄센터로 구분할 게 아니라 누구든지 원하는 곳을 이용하고, 능력에 따라서 이용료를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월 표준이용료를 10만 원으로 하되 저소득층은 무료로 이용하고, 중위소득 이하라면 5만 원을, 그 이상 소득이 있는 가정은 10만 원으로 책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동안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정책은 점차 확대되어 왔지만 역대 정부는 가난한 아동을 중심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런 전례를 깨고 ‘모든 아이들이 사각지대 없이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국가 정책은 바람직한 과도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출생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빈틈없는 돌봄체계를 통해 한 명의 아이라도 제대로 돌보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다. 곧 마무리되는 울산시민복지기준의 아동돌봄 사업에도 이러한 가치와 정신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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