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지역박물관의 모습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0-08-26 10: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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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지난주 울산박물관에서 ‘슬기로운 건강생활’이라는 주제로 여름방학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행사는 크게 두 꼭지로 진행됐는데, 첫 번째는 건강, 위생 등을 기원하고 실제 생활에도 유용한 백수백복도, 장명루, 석고방향제, 비누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고, 두 번째는 <약방일기>라는 제목의 활동지 속 내용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체험 프로그램은 매일 다르게 운영돼서 관심 있는 사람들의 참여도와 집중도를 높였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체험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보다 간결했고, 동선이 단순하다보니 거리두기도 잘 이뤄졌다. <약방일기>의 경우 어린 학생들이 대상이었지만 그 내용의 깊이가 남달랐다. 조선시대 기록된 전염병, 허준의 <동의보감>과 <신찬벽온방>, 그리고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쉽지만 생각해볼 수 있게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을 채울 때 함께 한 부모님들이 더 관심을 가지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약방일기>를 완성해서 가져가면 확인을 받은 뒤 마스크걸이를 받을 수 있었다. 


박물관은 전시, 유물의 보존, 교육 등 여러 역할과 기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역박물관의 경우 여러 역할 중에서도 특히 교육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교육은 교과서 위주로 이뤄진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역사는 아무래도 중앙 중심인데 그러다보니 지역사는 지역주민들에게조차 생소하다. 요즘은 여러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를 접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중앙 중심이거나 인물 중심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의 박물관이 가지는 교육의 기능은 중요하며 그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울산박물관에서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돼왔다. 대상은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이었지만 성인들도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주제, 내용이 많았다. 나도 몇 차례 박물관 교육에 강사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분명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한 어른들이 많았고, 그들이 이후에 다른 프로그램에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담당자의 생각과 고민 그리고 애정을 통해서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슬기로운 건강생활’의 일요일 행사는 취소됐다.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라는 취지는 너무 좋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더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박물관은 특수하다. 그 분야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이고, 그들이 연구와 공부를 “끊임없이” 하며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현재의 흐름과 상황, 그리고 역사를 연결시키며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전시이고 교육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울산박물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시민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슬기로운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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