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의 제비, 처용암의 민물가마우지

글,사진 김시환 / 기사승인 : 2020-08-21 10: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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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공동기획
울산연안 특별관리해역 연안오염총량관리 / 울산연안 지역역량강화사업

바다에서 본다-울산연안 생태문화 에세이-조류
▲ 오탁방지부표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와 왜가리, 민물가마우지

 

울산 해안선 생물조사 중 조류조사에 나섰다. 기차를 타고 남창역에서 내려 진하해수욕장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이동하는 길이었다. 예전에 시외버스정류장이 있던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버스매표소 슈퍼라는 간판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어린 제비 네 마리가 어미의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시가 아파트와 콘크리트 바닥으로 변해가면서, 급속하게 제비의 수는 줄어들었다. 이젠 멸종위기의 보호종으로 등재해 보호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남환경을사랑하는교사모임과 경남초등학교, 경남람사르재단에서는 제비 생태 모니터링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가락지와 위성추적기를 달아 이동경로, 이동시기, 서식지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비는 사람이 살지 않은 곳에는 둥지를 짓지 않는다. 그럼 남창의 슈퍼 간판엔 왜 둥지를 만들었을까? 매표소 슈퍼는 현재 운영하지 않지만 버스정류소로 오가는 인적이 많아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고, 남창천과 무논이 있어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기르는 데 좋은 곳이라 그럴 것이다. 가을이 되면 흩어졌던 제비들이 한 곳에 모여 몸을 만들고 남쪽으로 대규모 이동을 한다.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 울산 어디쯤일 것이다.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모여 1, 2차로 나눠 남하하는 것을 매년 보았다. 요즘은 그 규모가 작아졌지만 몇 년 전 경북 영주 영주댐 담수지에 담수하지 못해 버드나무가 무성한 곳에 수만 마리가 잠자리에 들어오는 모습과 새벽에 나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진하해수욕장 입구 초등학교를 살펴보았다. 붉은부리찌르레기 보이지 않았다. 아래 솔개공원 솔밭에 방울새 18마리, 큰부리까마귀 3마리 그리고 찾던 붉은부리찌르레기 가족들이 이리저리 먹이도 찾고 어린 녀석들은 장난도 치며 어미의 동선을 따라 다니고 있었다. 14마리는 약 3쌍이 번식한 것으로 추측된다. 


진하해수욕장 명선도에서 온산공단 입구까지 해안선 따라 산보하며 조사하고, 온산공단에서 처용암까지 차량을 이용해 조사했다. 명선도 입구는 포크레인이 서 있고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모래톱에 앉아 작업하는 아주머니들이 있었고, 바다엔 괭이갈매기가 날거나 물 위에, 바위 위에 쉬고 있었다. 


명선교에 올라가 서생교 아래 항구를 오가는 파랑새 2마리와 찌르레기를 뒤로하고 오솔길 따라 생태조사를 진행했다. 봄가을로 도요물떼새가 쉬어 갈 만한 자리도 찾아보고 숲속 어린꾀꼬리의 움직임도 찾아보았다. 방울새 어린 녀석은 세상물정을 모르고, 내 옆에서 알짱거려 귀여웠다. 


온산공단 해안선 따라 갈 수 없어 차량으로 포인트만 확인하는 동안 오염물질의 냄새로 두통이 오고 호흡이 곤란할 정도였다. 용암천과 외황강 만나는 곳을 살펴봤다. 왜가리와 중대백로가 있었고 개운포성지 아래는 꾀꼬리, 뱁새 등이 서식하고 있었다. 누군가 개운포성지 주변에 염소 떼를 방목하고 있었다. 


신라 제49대 헌강왕과 처용의 만남에 관한 설화가 있는 처용암 주변은 괭이갈매기와 중대백로, 왜가리 그리고 흰뺨검둥오리가 서식하고 있었다. 비석에 세죽옛터라는 지명과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었다. 비석을 세울 정도로 중요한 터라면 그 모습을 보존해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찢기고 상처투성이가 된 자연만 남아 있었다. 


그 와중에도 새들은 인간이 개발을 위해 설치한 오탁방지부표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흰뺨검둥오리는 편안한 쉼터로 이용하고, 중대백로와 왜가리는 쉬는 자리로, 어떤 녀석은 지구력이 동반된 먹이사냥터로 이용했다. 민물가마우지는 젖은 날개를 펼쳐 말리기 위해 건조대로 이용하는 것 같았다. 부산의 민물가마우지는 동백섬에서 낙동강하구로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한다. 인간들이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듯 요즘 민물가마우지는 출퇴근길을 새로 개척해 이용한다. 울산의 민물가마우지는 어디서 자고 어디에서 먹이활동을 하는지 첫 조사라 파악이 되지 않았다. 먹이활동지와 잠자리가 동일한지 지속적으로 생태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글,사진 김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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