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숨겨진 보물창고에서 관광가치를 큐레이팅하라”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 기사승인 : 2020-01-30 1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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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K보고(寶庫) 큐레이팅하다

중구 ‘우정국박물관’, 남구 ‘처용무 전수관’, 동구 ’천재동기념관‘ 조성 필요

세계적으로 유수한 뮤지엄(박물관·미술관)들은 수장고의 유물 수를 내세우며 스토리를 입힌 큐레이팅으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비롯해 각 국가와 지역은 그에 부응하는 가치의 보물들이 있다. 울산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2점, 보물 10점 남짓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큐레이팅할 것인가? 대곡천은 석기·청동기시대, 고대신라의 매장문화재 보고(寶庫)다. 보물의 패러다임을 바꾸면 K-한류, 미래첨단 기술력 또한 보물인 셈이다. 산업화에 가려지는 처용암, 곧 사라질 북정동 우체국, 울산문예부흥의 은인 인간문화재 천재동도 울산의 보물이다. 누구에게나 간직하고픈 보물이 있다. 크거나 작거나 값어치를 떠나 마음속에 소중한 가치로 소유하고 싶은 본능이다. 


울산광역시는 인류무형유산 ‘처용무’의 본 고장임을 자부하고 있을까? 과연 보물답게 국보답게 인류무형유산답게 대해 왔는가? 더불어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세심한 후속 준비가 필요하다. 처용무의 본산에 걸맞게 처용무 전수관 보유는 당연하고 마땅하다. 처용무를 보급하는 문화센터가 단 한곳이라도 생겨나도록 지원체계를 갖추며, 잘 윤색된 처용체조에 대한 장려책이 필요하다.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선사역사문화의 보고(寶庫)인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운문령 상류 유출수를 대곡댐에 연결해 상시 수자원을 확보하고 사연댐은 해체해 대곡천의 재자연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하여 대곡천 구릉지대에 남아 있는 석기·청동기시대, 고대신라의 매장문화재 보고(寶庫)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산업화, 도시화로 파괴되고 사라지거나 예산부족으로 발굴 기회조차 갖지 못한 문화재가 즐비하다. 산업화의 상징 사연댐은 제방 축조 당시 주변 암석들을 파쇄시켜 석재로 활용됐고, 태화강과 대곡천을 단절시켰다. 일본을 능가하는 동아시아 최고(最古)의 수전으로 밝혀진 옥현유적지도 사라졌다. 인류무형유산인 처용무의 본산 처용암(울산시 기념물 제4호)은 신항인입 고가철도에 가려져 버렸다. 반구대암각화의 연대를 밝혀줄 신석기시대 유물 ‘골촉 박힌 고래뼈’(울산시 유형문화재 제35호) 황성동 출토지는 보전과 팻말을 설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행히 ‘달천철장’(울산시 기념물 제40호)은 보존되고, ‘쇠부리소리’(울산시 무형문화재 제7호)는 등재돼 쇠부리 관광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이 일본신사터(도서관터)와 아키히토 황태자 강탄기념 북정공원터에 들어서며,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 총리관저 스타일의 현대식 건물로 지어져 동헌과 객사터의 전통적 맥을 끊어 놓았다고 뜻있는 시민들은 토로한다. 울산 동헌 주변은 역사문화지구로 고도 제한, 전통의 고유한 가치와 조화로운 건축 디자인이 필요하다. 

 

▲ 현 북정동우체국, 오른쪽은 동헌의 가학루다.


동헌 관아 형리청에 들어선 울산임시우체사(1898년 6월 1일, 지금의 북정동우체국)는 올해로 개국 122주년이다. 살아있는 울산 우정 역사의 산실로 보물인 셈이다. 동헌의 관문에 위치한 북정동우체국이 현대식 건물이라는 이유로 헐리게 되면 전통적 역사성이 사라진다. 동헌은 현대식 빌딩으로 가려지고 초라한 여느 한옥으로 전락하게 된다. 북정동우체국은 관아 형리청 콘셉트로 동헌과 어울리게 재건축해 우정국박물관으로 조성하고 역사성을 확보해야 한다. 

 

▲ 울산우체국은 1898년 6월 1일 ‘울산임시우체사’로 개국해 1928년 개축됐다.


울산시동구는 공연장·전시장이 없는 문화불모지다. 생활사회간접자본(SOC)복합화 사업으로 추진되는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는 전시 및 체험기능을 갖추고 수년째 답보 중인 천재동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오는 1월 25일 탄생 105주년을 맞이하는 인간문화재 천재동이 있다. 그는 근현대 울산 문예부흥의 은인이다. 그는 울산 최초로 아동극 ‘부대장’(1931년)을 연출, 배우로서 무대에 올렸다. 방어진초, 방어진중, 울산초등학교 교사로서 연극요소와 미술문화를 교육에 접목했다. 그가 주도한 울산 최초 ‘광복기념 천재동·양조복·최용규 3인전’(1945~1953)은 전쟁 와중에도 8년간 진행됐다. 그는 한국 최초로 일본군 성노예 연극 ‘남매의 비극’(1946년 8월)과 ‘가면전시회’(1965년), ‘창작토우전시회’(1968년)를 열었다. 울산광역시 승격기념 ‘송석하·최현배·천재동 3인전’(1997년)에 초대됐다. 그는 전국 전래동요 400수를 수집해 동요민속화를 창안했다. 울산문화재단은 그가 채록한 넌버벌 퍼포먼스 ‘웅촌외막지게장단놀이’와 미발표 희곡 ‘바다를 건너가는 처용무’를 처용문화제 콘텐츠로 활용해야 한다. 탈·토우·동요민속화·민속예술·연극을 아우르는 기념관이 필요한 이유다. 


4차산업혁명시대. AI시대. 5G시대를 영위하는 우리는 전통역사적 보물의 범주에서 탈피해 보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K-한류를 이끌어 온 다양한 콘텐츠들을 비롯한 전문적인 기술력으로 첨단 미래형 보물들을 실시간 접하고 있다. 2020골든디스크 대상을 수상한 ‘BTS(방탄소년단)’에 이어 한국영화사상 첫 아카데미 본선에 오른 영화 ‘기생충’이 현대판 보물이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해발고도 8091m)에 안테나를 꽂은 5G기술력, 세계 독보적인 ‘고효율·친환경 고부가 LNG운반선’의 선박 기술력, ‘한국형원자력의 설계기술력’이 오늘날의 보물이다. LNG 운반선의 메카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창업자 정주영은 그 자체가 보물이다. 내 곁에 있는 보물을 알아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울산K보물창고에서 관광가치를 큐레이팅해보자.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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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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