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나은 SQ를 가질 수 있을까

김루 시인 / 기사승인 : 2019-11-20 10:06:47
  • -
  • +
  • 인쇄
작가가 보는 세상

요 며칠 깊게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책을 보는 것도 눈 때문에 늦은 시간은 피하고 있다. 책 대신 아무 생각 없이 홀로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제도 채널을 만지다 AI(인공지능)에 관해 대담하는 프로그램을 보다 몹시 우울해졌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로봇이 다하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해지는 미래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상상은 현실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라는 것도 안다. 과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평등과 존중, 배려와 혁신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즉 SQ(영적)지수가 높은 사람이 많아야 살만한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태국대학에 있는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됐다. 그 분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IQ가 세계 2위다. 그만큼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자살률이 세계 1위인 걸까,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걸까. 무엇 때문에? 살아있는 교육학자로 존경받는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인간에게 여러 가지 지능이 있다고 한다.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등 일곱 개의 대표적인 다중지능을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성찰지능이 제대로 잘 발달돼 있는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성찰지능이 높으면 인간친화지능도 높을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현대사회는 여태껏 IQ가 높은 사람을 지향해 왔다. 우리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성적만 우수하다면 버릇이 좀 없어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아도 “넌 그래도 괜찮아”하며 키웠다. 이 세상에서는 성적이 모든 것을 용서해 준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미래사회는 달라야 한다. 성적이 최고가 아니라 주변을 살피고 밟힌 꽃 한 송이에도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아픈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을까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섬이 있다. 그 섬을 이해하고 바라봐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렇게 가을이 짙어가는 계절, 어느 모서리에 서게 되면 우리는 한없이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열심히 뛴 것도 같은데 뒤돌아보면 제자리인 것만 같아 우울해진다. 신경학자 볼프싱어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제3의 지능이 있다고 한다. 사람은 자극과 흥분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뇌가 진동해 경험을 통합하고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우리의 뇌신경 조직에는 IQ의 기초가 되는 순차적 신경 연결과 EQ의 기초가 되는 신경망 조직만 있는 것이 아니라, SQ의 기초가 되는 신경 진동 과정도 있다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배려심 많은 사람을 지능 높은 사람이라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간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이나 자기성찰지능이 뛰어난 사람을 우리는 SQ지능이 뛰어난 사람이라 말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IQ가 높은 사람을 똑똑한 사람이라 말했다면 SQ가 높은 사람 또한 두뇌가 뛰어난 사람으로 인지해야 한다. 


미래의 사회는 IQ가 높은 사람보다 SQ가 높은 사람을 더 필요로 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종교지도자나 상담사, 심리학자, 문학인, 예술인들이 될지 모른다. 변화해 가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는 밤이다. 이럴 때 마음을 어루만지는 건 역시 한 줄의 시뿐이다. 당신의 눈 속엔 내 멀미가 산다. 내 멀미가 당신 눈 속에 일렁이는 밤이라면 달 속 혈관도 따뜻해지겠지. 굿바이 이제 잠을 청한다.


김루 시인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