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산림바이오매스 홍보관-완주 고산자연휴양림

이승재 (주)나무와 에너지 대표 / 기사승인 : 2019-04-10 10:00:25
  • -
  • +
  • 인쇄
나무와 에너지 이야기

▲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자연휴양림의 목재칩 보일러. 400kW급 목재칩 보일러와 1만5000리터 단열축열조를 갖추고 있다. ⓒ이승재

 

재생에너지 중 탄소배출 저감 기여도가 가장 큰 것은 바이오매스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선 바이오매스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축분 등을 혐기성 발효시켜 메탄가스를 얻어내는 바이오가스 설비부터 제대로 실증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에선 상용 보급이 시작된 지 오래 되었지만 국내에선 시범사업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했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제 축분 바이오가스는 지역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목재펠릿 보급사업도 2008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설비의 잦은 고장, 원활하지 않은 연료 공급, 사용 불편 등으로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아왔다. 게다가 정부가 2012년부터 대형 화력발전소에 펠릿을 섞어 태우는 혼소발전에도 REC(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 가중치를 부여하면서 해외에서 막대한 양의 저품질 목재펠릿이 수입되었고 이로 인한 환경적, 비용적 문제가 부각되면서 목재펠릿을 대형 화력발전 연료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폐기물을 섞어 만드는 Bio SRF(폐목재 고형연료)를 연료로 사용하는 대형 바이오매스 발전소들이 우후죽순 인허가를 받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주민들이 ‘바이오매스 발전소 반대’를 외치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매스산업은 총체적 위기’라는 얘기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한쪽에선 재생에너지 사업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주민들의 님비의식을 문제 삼기도 한다. 또 ‘사업에 대해 1도 모르는 환경보호론자들이 주민들을 부추긴다’는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일도 많다. 정작 안타까운 일은 그렇게 남 탓만 하는 사이 정작 그간의 실패를 통해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상용화되어 지역 에너지 자립의 기초 역할을 하는 바이오매스 설비들이 국내에 오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자연휴양림에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가동 중인 목재칩 보일러가 있다. 400kW급인 휴양림 목재칩 보일러는 연간 약 450톤가량의 목재칩을 사용하여 85도 온수를 생산하고 휴양림 전체에 난방과 급탕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완주군은 휴양림 계곡을 따라 총 1.5km의 열배관을 매설했고 각 건물마다 컴팩트 유닛이라고 불리는 열교환기를 설치했다. 바이오매스 보일러에서 생산된 온수는 필요에 따라 순환되고 각 건물에 필요한 온도로 교환되어 사용된다. 이 방식으로 겨울철에는 거의 19시간씩 보일러를 가동하므로 지난 2년 동안 총 가동시간이 1만 시간에 이른다. 그간 생산한 온수의 양은 2500MWh 이상을 기록했다. 고산자연휴양림의 독일산 목재칩 보일러는 산소 센서인 람다 센서를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필요한 산소를 화실에 제공하므로 나무를 사용하면서도 배출가스 중 미세먼지가 기준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편리성 면에서도 가스나 기름 보일러에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 1만5000리터급 축열조의 온도가 설정 이하로 내려가면 보일러는 자동으로 가동되고 가동 상황은 웹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운영자에게 전달된다. 편리성과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그동안 전기 패널을 통해 난방을 했던 방식에서 온수 난방으로 바뀌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증가했다고 완주군 공무원들은 말한다.


완주군 휴양림의 바이오매스 설비가 도입될 당시부터 지켜 봐왔던 필자로선 초기 설계 단계부터 해외 제조업체와의 긴밀한 협의 속에 설비를 도입했다는 점이 성공적인 설비 운용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풍부한 해외의 전문 인력들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설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국내보다 높은 단열 기준과 저전력 설계를 적용하여 에너지 효율화에 신경 쓴 점도 재생에너지가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고산자연휴양림에 가면 ‘휴양림은 나무로 난방하는 공간입니다’라고 쓰인 작은 글귀를 볼 수 있는데 최근 고산휴양림은 숙박객뿐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으로 방문하는 유아 청소년 방문객도 맞고 있다. 바이오매스 사업으로 관광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완주군은 휴양림 바이오매스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확산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민간 주택 열 공급 사업, 휴양림 바이오매스 홍보관 운영, 가스피케이션 열병합발전 유치, 바이오매스 연료공급센터 설립 등이 그것이다. 완주군의 사례는 중요한 재생에너지 자원이면서도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지 못해왔던 우리나라로서는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임업부산물을 이용해 분산형 에너지 공급을 시도하는 일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경제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승재 (주)나무와 에너지 대표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