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과 투키디데스의 함정, 그리고 한일관계(2)

심규명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7-31 09: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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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명의 이심전심

최근 한일관계가 심상치 않다. 강제징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대법원이 이를 인정하면서 일본의 반발이 거세졌다. 일본은 일제침략기에 일어난 모든 보상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종결된 문제인데 또 다시 이를 거론하는 것은 협정 위반이라며 반도체 원료의 한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즉각적인 규제 철회를 요구하면서 그러지 않을 경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한일 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생각나게 한다. 기존의 지배세력이던 일본은 새로이 부상하는 한국의 발전에 두려움을 느껴서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국가이익을 지켜내야 한다. 그것은 강제징용이 불법이라는 것을 일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 그러기에 대법원이 이에 대해 불법임을 명확히 하면서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것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종결될 문제가 아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말처럼 1965년의 한일협정은 불법적인 법익 침해에 대한 배상이 아닌 적법행위로 인한 손실보상에 대한 협정이다. 때문에 불법행위인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번 판결은 1965년 한일협정에서 다루지 않은 불법적인 손해배상 문제를 판단한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한일 간의 갈등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국익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그렇다고 일본에 대해 굴욕적인 퇴각이냐 전쟁이냐를 두고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소련의 쿠바 미사일 설치에 대해 미국이 선택한 방법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케네디는 공식적으로 미사일을 철수한다면 미국은 쿠바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미국의 정찰기가 격추당하는 일촉즉발의 시간에도 보복공격을 하지 않고 최후통첩 시간을 주면서 흐루시초프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리고 소련이 쿠바의 미사일을 철수한다면 터키에 있는 미국의 미사일을 철수하겠다며 은밀하게 거래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케네디는 쿠바 미사일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은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국가이익을 지키면서 일본의 동의를 이끌어낼 모든 방법을 고려해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3의 기관을 통한 해결 방법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5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니아와의 갈등 해소 방법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들 두 나라는 해외 식민지 건설에 열을 올리면서 부딪치게 되자 교황의 중재를 요청했고 몇 번의 협의를 거쳐 경도 46도 동브라질을 지나는 선을 기준으로 동쪽은 포르투갈이, 서쪽은 에스파니아가 차지하는 것으로 했다. 이들 국가가 교황의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은 전쟁을 회피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교황으로부터의 파문을 당하지 않으려는 고려도 켰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미일 군사동맹의 핵심으로 파악되고 있으므로 이를 파기한다는 것은 한미일 군사동맹의 균열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심각한 문제일 수가 있다. 그렇기에 미국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쿠바의 미사일 위기를 넘기고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국가이익을 지켜내면서 강국들끼리는 상대에게 굴욕적인 퇴각이냐 핵전쟁이냐를 두고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대결만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한 케네디의 말은 한일관계의 해법을 찾는 데 참고가 될 것이다. 


심규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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