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의 길, 반구대암각화의 골든타임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 기사승인 : 2019-12-20 09: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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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대곡천 암각화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한국만 있는 세계문화유산 지구촌에 드러내는 과정

태풍 ‘다나스’에 연이은 ‘미탁’, ‘타파’의 영향으로 반구대암각화를 60일간 물에 수장시킨 울산시는 새로운 이름 반구대암각화(대곡천 암각화군, 반구대암각화, 천전리각석, 반구대 명승지)로 통칭해 유네스코 우선목록등재 신청했다. 문화재위원회(문화재청)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유네스코 자문기구) 현지조사 및 평가, 세계유산위원회 정기 총회 심의를 거쳐 빠르면 202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결정된다. 울산시와 함께 한양도성이 신청했으며, 또한 유네스코 등재 결정까지는 우선목록등재 가야고분군 등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젠 신석기시대 해양수렵 집단의 독특한 화법과 표현, 예술성 등 반구대암각화가 갖고 있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 증명에 몰입해야 한다. 울산은 유라시아 동북아 대륙의 끝자락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해돋이 고요한 아침의 땅이다. 반구대암각화는 빛이 스며드는 시간대에 그 진가가 발휘되므로 이 시간대를 활용한 근접 관광요소를 개발해야 한다. 사연댐을 열고 대곡천 소통의 옛길을 재자연화하고 선사인의 공동체가 열렸던 반구대암각화 주변을 복원해야 한다. 세계인에게 보다 알리고 범서 관문과 언양에서 머물 수 있는 체험명소와 플랫폼 구축 등 로드맵이 필요하다. 


유네스코 마니아를 겨냥한 세계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포르투갈과 프랑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의 직항 개설과 고속철도를 연계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반구대암각화를 거점으로 인근 도시 유네스코 관광지와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해돋이버스(해봤어, 해버스)’를 신설한 체류형 코스로 “동 트는 빛 선사·역사 해돋이 아침”을 맞이하게 해야 한다.


포르투갈 코아 계곡 암각화 유네스코 등재 과정이 반구대암각화와 유사한 사례여서 관심을 끈다. 일명 코아 전쟁으로 극한 갈등과 반목을 딛고 댐건설 포기 후 유네스코 등재 과정으로 이어져 관광객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물에 잠긴 반구대암각화


▲ 햇빛에 드러난 반구대암각화


대곡댐 취수관로, 운문댐 상류 취수관로 연장 용역 필요


울산의 대다수 시민은 낙동강 혼합수를 정수한 물을 사용한다. 일부 시민들만 대곡댐의 물을 사용하지만, 이들 역시 대곡천이 가물면 낙동강 혼합수를 사용한다. 태풍 시 암각화를 수장시킨 사연댐에 담수한 물은 일부 시민들이 30일간 공급받는다고 볼 때 과연 문화유산보다 사연댐이 필요한가에 답해야 한다. 반구대암각화를 쥐락펴락하는 대곡댐에 취수관로를 연장하게 되면 반구대암각화의 수장된 시일이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수문설치 토목설계 용역뿐만 아니라 사연댐 여수로 해체가 반구대암각화에 미치는 용역 타당성이 필요한 것이다. 


울산시는 유네스코 우선목록등재라는 감동 드라마를 희망하면서도 막장 드라마를 쓰는 셈이다. 사연댐 수문 설치를 전제로 한 MOU 체결 후 시의회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은 시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내년 4월 구미공단 맑은 물 공급 결정 시까지 유보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사연댐 수문 설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비 2억 원 확보를 위한 동의를 요청받은 울산시는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의 성공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는 MOU 체결을 했던 울산시장, 울주군수의 입장인가? 시 관계자의 입장인가? 국민, 울산시민의 입장인가?


지난 55년간 반구대암각화를 물속에 수장시키고도 물 프레임을 고집하는 이들로 인해 국민들은 실의에 빠졌다. 사연댐의 영구 수위조절 계획을 지연시키며 그들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유속이 빨라져 암각화를 더 훼손시킨다”는 터무니없는 용역이 아니라 훼손되지 않는 방안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용역이다. 

 

운문령에서 청도로 방류되는 울산의 청량수를 대곡댐으로 유입하는 취수관로를 신설하는 등 자체 식수 확보책에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용역 또한 포함돼야 한다. 물 프레임에 따른 극심한 갈등을 수수방관하는 수자원공사가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 차원에서 나서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반구대암각화는 연중 물고문에 노출돼 있다. 대곡댐으로부터 방출되는 물길이 암각화 앞을 지나쳐 늘 암면 결로 현상이 있으며, 겨울철에는 결빙의 원인이 된다. 6~7미터 아래 암반층에 드러난 옛 물길은 암각화에서 떨어져 있어 선사인의 지혜가 돋보인다. 


사연댐 수문과 함께 암각화 앞의 물길은 우선 준설로 돌려놓아야 한다. 주변의 구릉지대 매장 문화재 발굴 청사진 등 로드맵이 필요하다. 반구대암각화는 코리안 선사인들로부터 물려받아 후손들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이고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서서 선사·역사의 보고다. 울산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웅비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더 이상 반구대암각화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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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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