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을 위한 연구

이승재 (주)나무와 에너지 대표 / 기사승인 : 2019-11-20 09: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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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에너지 지야기

산림청이 신규로 마을 공모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에서 나무연료 수급체계를 마련해 농산촌 마을 중앙난방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과 후년에 2개씩 총 4개의 시범마을이 산림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되고 국비와 도비 등으로 설치비를 지원한다.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에는 버려지는 나무자원으로 장작과 칩 등 연료를 만들어내는 자원화시설과 이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소형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서고 이를 마을 각 건물에 배달하는 열배관이 매설된다. 시설의 운영은 열을 사용하는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협동조합을 구성해 맡게 된다. 이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우드칩을 이용해 마을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양은 연간 600MWh이 되고 난방열은 연간 1480MWh를 생산하므로 마을에너지 상당부분을 직접 생산하는 ‘에너지자립마을’이 탄생하게 된다. 


산림청의 도전이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과거 시도의 경험이 있었다. 2009년부터 경북 봉화군과 강원도 화천군에 산림탄소순환마을이 조성됐는데 결과가 영 시원치 않았다. 정부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평가를 냉정하게 내리기가 쉽지 않다. 왜 실패했는지를 알아야 다음 사업을 성공으로 만드는데, 잘못은 덮고 책임은 피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산림청의 산림탄소순환마을 사업을 모니터링하고 내놓은 국립산림과학원의 한 연구는 의미가 있다.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산촌활성화 정책연구’를 내놓은 산림과학원 산촌진흥정책연구실 유선화 박사의 얘기를 들어본다.
 

▲ 산림과학원 유선화 연구사는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산촌활성화 정책’을 연구했다.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산촌활성화 정책연구’라는 시의적절한 연구자료를 냈는데 연구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2009년 시도된 ‘산림탄소순환마을’은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산촌활성화를 마을단위 사업으로 추진한 유일한 사례였습니다. 산촌에 풍부한 산림바이오매스를 화석연료 대신 마을의 난방에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한편 산촌주민의 정주환경을 개선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조성됐습니다. 그러나 조성된 후 운영이 원활하지 못했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후속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운영 현황이나 문제점의 원인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개선방안을 제시하면 향후 유사한 정책과 사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화천과 봉화를 여러 번 방문한 것으로 압니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현재까지 운영 중인 화천에서는 마을 운영자와 군 담당자로부터 운영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운영수익을 분석하고 마을주민 대상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산림탄소순환마을 운영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와 인식을 분석했습니다. 또한 화천에서 산림바이오매스 수집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산림기술경영연구소의 협조로 연료공급의 수익을 분석했습니다. 봉화는 2016년 이후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운영에 관련된 자료는 얻을 수 없었고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조사를 해 산림탄소순환마을의 운영에 대한 문제점들을 조사하고 군과 산림청의 과거 자료를 통해 부분적인 운영수익과 마을주민들의 만족도 등을 조사했습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나무를 이용한 난방에 대한 최초의 주민조사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나요?
“난방에 참여했던 주민들 중 참여가구 뿐 아니라 사업에서 탈퇴한 가구도 대상으로 가구별로 조사했습니다. 만족도에 대한 응답에서는 난방비를 제외하고 두 집단 모두 공간활용성, 안전성 그리고 편리성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반면 경제성에서는 참여가구는 만족도가 높고 탈퇴가구는 다소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퇴 이유는 난방비가 87%였으나 탈퇴가구의 77%는 향후 재가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영개선을 위해 지원이 필요한 것에 대한 응답에서는 두 집단 모두 지속적인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을 상당히 높은 비율로 선택했습니다.”


-바이오매스 열공급사업 현장을 체크해 봤는데 어떤 점들을 보강해야 할까요?
“전문가들과 함께 대화해 보면 봉화의 경우 보일러 기술과 열공급 설계에 문제가 있고 화천은 참여가구의 열수요에 비해 보일러 용량이 크고 축열조의 효율이 낮아 운영수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봉화의 경우 보일러 교체와 열배관 정비가 필요하고 화천은 열수요처를 확대하고 축열조를 교체해 수익개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수익개선을 위해서는 연료공급 측면에서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산림청이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 사업 추진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산림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분야의 탄소감축 정책과 산림자원의 선순환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은 이러한 정책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사업입니다. 특히 산에 방치되던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를 수집해 지역의 난방과 발전에 활용함으로써 산림자원의 선순환과 지역의 고용창출이 가능하게 됩니다.”


-산림탄소순환마을을 연구해 온 입장에서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은 어떻게 준비돼야 성공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나요?
“이번에 추진되는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은 분산형 전기발전이 추가됐지만 산림바이오매스를 지역의 난방에 주로 활용한다는 면에서 유사한 사업입니다. 따라서 열공급과 열수요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엔지니어링하는 데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의 산림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산림과 에너지 관련 정책이 함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업에 참여하게 될 지역주민이 사업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단기간의 성과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근본 취지를 살리는 사업으로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을 준비하는 마을에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은 단순히 시설을 조성하는 하드웨어 사업이 아닌 조성 후 시설과 장비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시스템이 중요한 사업입니다. 따라서 지자체도 사업 유치 후 지자체의 정책과 맞춰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참여마을은 사업의 주체로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인의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참여와 학습으로 향후 시설운영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마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큰 그림을 그려가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즐거웠던 일, 어려웠던 일 등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운영이 어려운 산림탄소순환마을을 다시 연구하는 것은 문제를 들추고 키우는 것이라 우려가 있어 연구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산림청이나 지인들의 지지와 도움도 많았고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많았기 때문에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봉화의 경우 시간이 지나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화천에서 설문조사할 때 한 할머니는 처음에 귀찮다고 역정을 내셨는데 노인정에서 다시 만나 주변 할머니들의 설득으로 설문을 마치고 나서는데 마을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하시며 제 손을 잡아 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마을에 찾아가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대하지 못한 즐거움이 오히려 많았습니다.”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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