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으로 살아가는 거

정승후 / 기사승인 : 2019-11-28 09: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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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곧 졸업을 앞뒀지만) 대학원생입니다. 내가 종사하는 업계(?)에 계신 분 말고 다른 업계 종사자분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직업이 뭐예요?” 대학원생인 나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학생인가? 연구자인가?’ 그리고는 대답합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게 제 직업입니다.” 어떻게 보면 학생과 연구자 모두가 들어있는 대답입니다. 다른 대학원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바라보는 내 직업, 그러니까 내가 하는 일은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하면 또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월급은 받나요?” 대학원생들을 바라보는 인식은 대체로 ‘열정페이’와 연결이 되는 거 같습니다. 또한 이런 질문도 들어옵니다. “그게 직업인가요?” 연구도 하나의 직업인데, 대학원생 신분으로 인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대학원생은 그야말로 ‘열정페이’의 산물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좋은 지도교수님과 함께한 덕분에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 없이 공부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나 종종 ‘나 때는 말이야’를 들어보면 엄청난 영웅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임금 한 푼 없이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교수님을 뵈러갔는데 일을 제대로 못해 재떨이가 날아온다던가, 다른 학생의 논문을 대필하게 하는 분들까지... 과거 빈번히 발생했던 좋지 못한 행동(비록 현재도 간간히 일어나고 있지만)들은 여러분들도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해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바라보는 대학원생의 이미지는 아마도 과거 선배들이 겪었던 고초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합니다. 


한 사람이 대학원에 들어오는 이유는, 대부분 한 분야의 학문을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원생은 ‘학생’과 ‘직장인’ 중에서 ‘학생’ 신분에 좀 더 가까워보인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처럼 대학원생은 ‘학생’이라는 인식 때문에 ‘열정페이’를 강요받으며 ‘학생이니깐’이라는 핑계로 좋지 못한 행동들이 무마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생은 학생인 동시에 국가나 산업체에서 발주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중요인력이기도 합니다. 교수님과 같은 고급인력만으로는 국내 많은 국가과제나 산업체 과제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직 박사급은 아니지만 해당 학문을 경험하고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의 수고와 지도교수님들의 능력으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과제가 추구하는 바는 대학원생들이 나아가는 방향과 비슷합니다. 연구과제의 내용이 성숙해질수록 대학원생들의 능력도 향상합니다. 대학원생들이 존재하기에 많은 연구과제들이 수행될 수 있으며, 이러한 연구과제들로 인해 대학원생들이 고급인력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처럼 대학원생은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인 동시에 국가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앞으로는 대학원생을 만나신다면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요?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에 수고해줘서 고맙습니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아왔던 대학원생이 나중에 박사학위를 받고 사회에 나갔을 때 받았던 인정을 베풀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는 연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승후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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