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명세서 교부는 의무입니다"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1 09: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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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노동인권센터 이동만 센터장, 문성일 노동법률상담가 인터뷰.
2020년 설립된 울산노동인권센터가 걸어온 길
▲ 울산노동인권센터 이동만 센터장(왼쪽), 문성일 노동법률상담가(오른쪽)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울산시 노동자 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안을 보면 첫 번째 장에 노동 정책 기본 계획 수립에 대한 내용이 나오거든요. 근데 지금까지 이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어요. 다행히 올해 2월 초쯤에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이 수립될 예정인데 순서가 이제 바로 잡힌 거죠." 울산노동인권센터 이동만 센터장의 말이다. 이 센터장은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이 수립되면 이를 수행하는 기관이 바로 노동인권센터이기 때문에 우리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의 비전은 '공정하고 안전한 일자리가 있는 노동 존중 도시 울산'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목표로 노동 기본권 강화, 안전한 일자리 생태계 조성, 공정한 체계 구축, 노사정 거버넌스 구축이 있다. 오는 2월 초 노동자 권익 보호 위원회의 최종심의 후 울산 시장의 확정으로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이 수립된다.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울산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지난 2020년 설립됐다. 햇수로는 3년 차지만 13개월 정도 운영된 울산노동인권센터는 5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먼저 임금체불, 산업재해, 부당해고, 직장 내 괴롭힘 등 일터에서 발생하는 각종 노동 문제에 대해 공인노무사가 무료로 상담해준다

 

사전 예약으로 이뤄지는 방문 상담뿐 아니라 전화 상담,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상담도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주로 아파트에서 고용 연계형 노동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 다른 지역 센터와 달리 울산노동인권센터에서는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심리 상담을 신청하면 지원 대상자를 선정해 1차로 고충 심리를 하고 동의를 얻은 후 전문 심층 심리 상담 센터와 연계해 상담하고 사후 관리까지 진행한다.

 

노동인권센터에서 노동 법률 상담을 하는 문성일 씨는 "요즘에는 주로 임금명세서 교부에 대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지난해 말 모든 사업장에 적용됐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 정도는 임금명세서를 서면으로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금명세서는 회사에서 노동자에게 지급한 임금, 상여금, 각종 수당에 관해 작성한 내역서다. 근로기준법 제 48조 개정에 따라 이제는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 명세서를 의무적으로 교부해야 한다. 노동자는 자신의 임금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임금명세서를 통해 알 수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울산노동인권센터는 2월 말까지 임금명세서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이런 교육뿐 아니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 인권 감수성 교육도 진행하고 있고 울산 시민 누구나 10인 이상 모여서 신청하면 전문 강사가 찾아가서 노동법과 노동인권에 관한 교육을 한다. '행복한 노동 이야기'를 주제로 한 기획 명사 특강 프로그램도 지난해 1회 진행했고 올해는 4회 정도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이동만 센터장은 "현재 일반 산업단지에서도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산업단지 협의회가 없는 곳이 많아서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 교육만큼 사업주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며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영세 사업장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집단치유 프로그램인 '힐링캠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 사업장에서 5~10인 내외로 인원을 구성해서 집단치유 서비스를 신청하면 선정, 사전 면담을 거쳐 그들이 소통하고 친목 도모할 수 있도록 적합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

 

또한 실태 조사 정책 사업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울산 최초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노동 실태 조사를 해서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는 특정 취약계층 노동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상·하반기로 나눠서 하고 2월 초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조사 결과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양대 노총,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울산대학교 진로심리상담센터, 울산인권연대 등이 참여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정기적으로 회의도 한다. 이동만 센터장은 "광역 차원에서는 울산노동인권센터가 8번째로 설립돼 후발주자지만, 양대 노총이나 산추련 등 많은 단체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줘서 조기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왜 지방 정부에서 노동인권에 관한 소모적인 일을 하고 있냐는 냉소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앞으로 우리 센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런 냉소적인 인식도 바뀔 수 있을 것이고 꾸준히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법률상담을 진행하는 문성일 씨는 "센터에서 해고 노동자와 사업주를 화해시킨 사례가 있었다"며 다시 복직돼 센터에 찾아와 고맙다고 말해준 노동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동만 센터장은 "근로계약 관계도 신의와 예의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퇴사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장 내 신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싶다"고 밝혔다.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앞으로 노동 정책 기본 계획의 세부 사업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지역 노동단체나 시민사회 단체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함께하는 노동인권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동만 센터장은 "올해도 현장을 찾아가서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고 우리 인원이 많지 않지만, 화합하고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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