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동강 소복 여인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 기사승인 : 2019-12-27 09: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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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자년을 맞으며

내가 아니라 우리 인간 세상 모두에게 이로운 사람 되라고 그녀는 뱃속에서부터 가르침 받았다. 세상은 이 순박한 여인을 마구 짓밟고 그냥 뭉개버렸다. 그러나 소복 입고 다시 나타나 그래도 인간 세상을 다시 이롭게 해야 한다며 울부짖는다.


이제 허리까지 잘린 그녀. 그 한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아직 제대로 된 나라 찾지 못해 소복인데, 허리까지 끊겼는데 여기저기 막무가내 물어뜯는 저 무지막지한 땅딸이 뙈놈 코쟁이. 신음소리조차 내기 힘든 태생 선한 이 여인을 마구 주물러 여기저기 살점이 터져 나가도 그녀에게 생명이 있는 한 계속 뜯어가고 짤라가고 파헤치고 고문은 계속된다. 아 가엾은 허리 잘린 이 소복여인을 지금 어찌해야 옳으리.


곧 2020년이 다가온다. 나의 뿌리 한반도 그 역사를 생각할 때마다 그려지는 저 비참한 이미지에 가슴에서부터 피눈물이 난다. 어느 날 심술궂은 힘센 남의 동네 놈들, 초대도 안했는데 우릴 도와준답시고 자기들 아니면 큰일 난다며 함부로 우리 동네에 들어와선 그냥 아무렇게나 쫘악 그어놓은 38선. “까불면 죽어” 으름장 놓으며 잘 지내던 우리 동네 한 가운데 아무렇게나 쳐 놓은 저 새끼줄. 그냥 자르면 되는 아무것도 아닌 줄을 쳐놓고는, “넘으면 죽일 테야” “내 말만 잘 들으면 배부르고 등 따스히 해줄게.” 


어느새 백년의 칠부능선을 넘게 쳐놓은 새끼줄은 철선이 되고, 남의 나라 사람들만이 주물럭거리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하고 강한 보석이 되었다. 우리 땅 안에 있는 우리 물건이건만 “만지면 죽어” “한 발자국이라도 넘었다 봐라” “알지? 큰일 나는 거.” 그 선을 넘는 어느 지도자의 모습이 대단한 뉴스거리로 전 세계 생중계 되는 이 우습지도 않은 기막힌 모순.


깨어나야 한다.이 세뇌의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진실을 보고 할 말을 해야 한다. 우리를 위해 미군이 주둔한다고? 주둔비를 5배 올리라고?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우리가 주인인 이 땅에 왜 저들이 자기들이 주인인양 유엔산가 뭔가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한미위킹그룹인가 뭔가 만들고 야단이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허리 잘린 소복여인 뜯기고 잘리고 파헤쳐져 너덜너덜 헤어졌지만, 우리의 원초적 삶의 근원이니까 우리가 살려야 한다. 가슴으로 통곡하며 두 발로 뛰며 머리로 생각하며 지혜를 모아야한다. 회생불능의 판정이 내려지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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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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