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이념 갈등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 기사승인 : 2019-05-15 09:40:42
  • -
  • +
  • 인쇄
통일

4.27 판문점 선언 후 벌써 1년이 지나갔다. 불가침 합의 재확인,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 했다. 민족 자주 원칙 합의, 한반도 평화는 남북 당사자들이 주도한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으나 어둡기만 한 터널을 언제 벗어날지 우리 모두 걱정이다.


그런데 남과 북이 하나가 되기에 앞서 남남 간의 이념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한쪽에서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정반대의 외침을 하고 있다. 심지어 한쪽에선 5.18 광주항쟁 때 이북 군인 600명이 침투했다는 가짜 뉴스를 국회에서까지 큰소리로 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북 사람들은 우리의 적이고 이북에 뭔가를 퍼 준다는 것은 오히려 이적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같은 민족으로서 북녘 동포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외치는 사람들. 이 둘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으로 편 갈라져 있다.


그러나 진보다 보수다 하는 말 자체부터가 우리 남쪽을 양분시키려는 어떤 세력에 의한 개념이라고 난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통일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다. 다만 우리는 그 옛날부터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공동체 민족으로서 남과 북 국민들은 서로가 아버지요 어머니이고
아들과 딸인 혈연관계로 뭉쳐있는 먼 친척들이라는 것이다. 한반도라는 지리적 여건에서 같은 문화를 수천 년간 공유한 공동체다.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제의 36년 식민지가 되었고, 식민지를 겨우 벗어나나 했더니 또 우리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삼팔선이 남과 북을 갈라놓았다는 비참한 현실이 있을 뿐, 진보도 보수도 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통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은 미국 우방을 저버리는 것과 하등 관계가 없음에도, 보수 쪽은 마치 진보 쪽이 잘못해 미국의 은혜를 저버려 나라가 위태롭게 되었다고 말한다. 4.27 정신처럼 남북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반도 통일 문제는 우리 민족이 앞장서서 해결한다는 외침을 하기에 앞서, 보수 쪽은 우방 미국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북연결 철도를 한번 개설해 보고자 하는데도, 한미워킹그룹이라는 최근 남북관계 감시를 위해 새롭게 발족된 모임에 필요한 부품마저 사전에 검열받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즉 미국의 허락 없이 남북관계자 둘만으로 어떤 결정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21세기 신개념의 신탁통치가 시작된 이 서글픈 환경. 보수는 그래야 한다고 외친다. 전쟁이 나면, 미국의 도움이 없다면 우린 공산국가가 되기 때문이라 한다.


우리는 오로지 핵 문제에 매달려 있다. 한반도 평화에 핵 문제가 가장 크고 그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은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이중 논리에 갇혀 있다. 보수 쪽은 이북이 핵을 우리를 향해 쏘면 우린 다 죽는다고 난리다. 보수 쪽은 그 핵이 없어야만 남북 경제협력 또한 있을 수 있고, 그 핵이 없어야만 유엔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하니, 통일로 갈 길은 너무나 멀고 멀다.


우리 민족끼리 어떤 형태로든 서로 소통하여 한반도에 평화가 이루어지는 정치 시스템을 확립하면 핵은 자연 필요 없게 된다는 논리로 가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핵 동결이 없으면 한반도 평화는 없다는 꽉 막힌 논리로 우린 수십 년간 아까운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첫 단추가 잘 못 되니 계속 그 다음 단추는 잘못 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어찌하든 100년 후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통일이다. 사람들은 지금 당장 애 낳고 교육시키고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한데 무슨 통일이 중요하단 말인가라고 말한다. 통일을 위해 왜 이북에 그 많은 돈을 줘야 하나라며 반문한다. 그러나 통일을 하게 되면 투자 대비 백배의 경제 효과가 있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통일에 매진해야 한다. 우리 세대에는 안 되더라도 30년 후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남북 두 나라가 서로 왕래하며 같이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남북이 서로 협력하여 통일된 대한민국이 되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강력한 국가가 된다. 통일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천명할 그날이 빨리 오기를. 시간이 가면 갈수록 통일과는 멀어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모든 지혜를 이 통일에 쏟아붓자.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