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울산의 미래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기사승인 : 2019-05-15 09: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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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신설해 기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4개사를 자회사로 하는 것을 5월 31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다른 대기업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본사가 있는데 한국조선해양은 본사를 서울에 둔다는 설이 있다. 울산시장은 5월 7일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속을 촉구했고,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중단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5000여 명이 일하는 통합연구개발센터를 경기도 성남시에 짓기로 2016년에 성남시와 협약을 체결했고 2022년 12월까지 건립해 이전하기로 했다. 울산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본사는 서울 종로구에 있고, 연구소는 대전 대덕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본사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고, 강남구 영동대로에 국내영업본사가 있다. 정비본사는 용산구 원효로의 국내서비스사업본사가 별도로 있다. 연구소는 경기도 화성시에 1만여 명이 일하는 남양 기술연구소가 있다. 울산에 있었던 연구시설들이 남양으로 이전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미래차를 연구하는 중앙연구소, 경기도 용인시에 수소전기차를 개발하는 마북 환경기술연구소가 별도로 있다. 현대차 본사는 서울 강남의 옛 한전 부지에 2023년까지 신사옥(글로벌비지니스센터)을 건립해 이전한다.


5월 13일 울산시청에서 ‘자동차산업 미래 전망과 고용 변화’ 토론회가 열렸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산업환경의 변화로 울산공장의 생산기술인력은 줄어들고 남양연구소의 미래자동차 연구개발 인력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6만여 명의 직영 인력이 4만여 명으로 줄 수도 있다고 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가 만들어졌고 공공기관들이 이전을 해왔지만 공기업 노동자들의 가족은 울산으로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민간대기업의 연구인력들도 직접생산공장이 있는 울산에 와서 일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공유할 우수한 대기업 인력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다고 했다. 지자체가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울산이 단순위탁 하청생산기지화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기존의 제조공장은 축소하고 새로운 제조공장은 타 지역에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GM은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전 세계적으로 1700만 대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수십 년간 세계 1위의 자동차 판매를 해왔다. 최근 각국의 공장을 40% 이상 폐쇄해 세계 4위(1000만 대)로 낮아졌다. 또다시 미국공장과 해외공장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율주행차와 공유차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응해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GM은 해운수송 여건이 좋은 오대호 연안의 디트로이트에 집중돼 있었던 공장들을 물류비용과 관세 등의 문제로 세계 각지로 옮기고 확대했다. 여기에 인종 문제로 이웃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일어나 도시 공동화가 일어났다. 그렇지만 최근엔 다시 미래차 개발과 차부품을 비롯한 자동차 및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연구개발인력과 생산기술인력의 일자리가 늘어나 미국의 4대 혁신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 여기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있었다.


산업환경 변화로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제조업 일자리의 미래 형태는 변할 것이다.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은 현재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독일은 앞으로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새로 생길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산업정책도 부실하다. 산업수도라고 하는 울산의 미래전략이 불투명하다. 연구개발 노동자들은 수도권으로 떠나려 하고 있고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만든 혁신도시는 기형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도 없고, 정보 및 기술 향상, 교육, 의료, 문화를 비롯한 노동자와 가족들의 미래와 삶을 채워낼 여건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 산업의 일자리와 울산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비하는 준비가 부족하고 늦다. 정부와 대기업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계획을 세우고 신속히 실행에 옮겨야 할 상황이다.


박준석 전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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