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전리각석 마을, 우리 고장 살리기 마을계획단이 이루어낸 성과들

박현미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11-08 09: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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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울산 마을공동체 탐방기

천전리각석(대현) 마을은 20분마다 고속전철이 소음을 내며 지나간다. 밤에도 12시 넘게까지 비행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소리가 났다. 하늘 위로는 고압선이 지나가고 땅은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그린벨트로 지정됐다. 국가의 보물 천전리각석을 품은 곳이지만 외지인들의 유입이 없어서 마을주민의 평균연령이 70대 후반으로 점차 인구가 줄고 있다. 


“이곳에는 대곡박물관과 천전리각석을 보러 관광객이 오기는 많이 와요. 옆으로는 자드락 숲, 화랑체육공원과 월림정, 송천정도 있어요. 하지만 체류할 만한 곳이나 먹거리, 쉴 곳이 없으니 그냥 스쳐 갈 뿐 동네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는 게 없죠.”


20년 전 천전리각석 교회로 내려와 주민들과 동고동락했던 이동우 목사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고민과 생각들을 이장님과 동네 주민들이랑 만나서 계속 나눴다. 군의원, 시의원, 두동면장을 찾아가서 동네의 문제점을 알렸다. 돌아와서는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회의를 거듭하며 직접 마을활성화계획도 작성했다. 그때 박가령 울산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이 와서 마을계획단사업에 참여해볼 것을 권유했다.


이동우 목사는 먼저 주민들이 마을의 유무형 자산과 잠재력을 찾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울산시 마을재생사업을 담당했던 울산과학대 우세진 교수와 대곡박물관 관장을 모시고 교육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천전리각석 마을 주민이 경로당에서 울산과학대 우세진 교수와 함께 마을자원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우세진 교수팀은 마을주민들의 얘기를 듣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대현마을 활성화 방안’이라는 계획을 만들었다. 마을 골목길, 마을박물관, 농기계박물관, 컨테이너 쉼터, 공용주차장, 마을기업과 게스트하우스, 산책로 조성 등이 계획에 담겼다. 마을박물관은 대곡박물관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고, 컨테이너 쉼터의 경우 그 지역 채소를 가져다가 음식을 만들거나 관광객들이 고기를 구워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또 마을에 돔 모양의 거대 하우스가 있으니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농부들도 연계해서 수입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마을 계획이 섰으니 이제 실행을 하면 될 뿐 그 후 일은 착착 진행됐다. 천전리각석의 자산 모아아트라는 창작 스튜디오에서 소개받은 언양, 울산, 대구의 화가들이 와서 천전리각석 문양으로 마을벽화를 그렸다. 흰색 바탕칠은 주민들이 도왔고 추석 전에 완성해서 고향을 방문한 자제들에게 자랑했음은 물론이다.


주민역량 강화를 위해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윤주용 소장이 2명의 전문 직원과 함께 마을에 가장 합당한 농사 찾기를 위한 강의를 했다. 오랫동안 주민들이 해온 벼농사 외에 오디 재배도 관심이 높았지만 주민들의 연령이 많아서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황우쌀 뻥튀기’로 1000원, 500원 소량으로 포장해 공용주차장에서 팔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고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또 할머니가 만든 주개떡(주개는 주걱을 뜻하는 방언)을 만들어서 팔 예정이다. 시골에서 갑자기 손님이 오면 가마솥에 찰밥을 해 주걱으로 막 으깨서 팥고물을 무치면 바로 주개떡이 되는데 이 고장 대표 음식으로 상품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리라.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 이야기를 책으로 낸 강미희 총무가 이번에는 천전리각석 마을 이야기로 구술 책을 엮고 있다. 각석과 암벽처럼 주민들도 서로 왕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유적과 역사는 천전리 마을 주민들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터전이었고 새로운 길이었다.

 

박현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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