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대한 환영과 우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0-01-02 09:34:24
  • -
  • +
  • 인쇄
시론

지난 12월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월성핵발전소 1호기에 대해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날아든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탈핵운동 진영에서는 2017년 고리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이어 2년 만에 접하는 쾌거다. 사실, 탈핵 진영에서는 원안위에서 영구정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찬핵 진영의 반격과 보수정당 및 보수언론에서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월성1호기는 1982년 가동을 시작해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끝났다. 그러나 한수원은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2015년에 2022년까지 연장가동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탈핵 단체와 지역 주민, 그리고 월성1호기 수명연장무효소송까지 탈핵 진영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17년에는 수명연장 취소판결을 받아냈고, 올해 2월 한수원은 원안위에 월성1호기 운영변경허가(영구정지) 신청을 했으나 원안위는 두 차례나 결정을 미뤄오고 있었다. 


어쨌든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은 그 과정의 어려움만큼이나 의의가 크다. 탈핵사회로 가는 기념비적인 한 발을 내디딘 것이어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자축하고 안심하기에는 이르고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 당장에 자한당은 영구정지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냈고, 한수원노조는 성윤모 산업부장관이 국회에서 “신한울 3·4호기의 폐쇄에 대해서는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이미 결정...”이라고 한 답변을 문제 삼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가 하면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대해서도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찬핵 논리를 ‘고무 찬양’해왔던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는 쪽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또한 학계와 연구소 등에서 전문가로 통하는 소위 원전마피아들의 거센 반격도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탈핵으로 가는 길은 수구 정치권의 정치공세와 보수언론의 여론호도, 원전마피아의 논리공세 등 삼각파도를 헤쳐나가야 한다. 


이번에 중대한 결정을 내려준 원안위조차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결정을 내릴 때 탈핵 진영은 그야말로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어쩌면 경제성이 떨어지고 고준위 핵폐기물과 삼중수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월성1호기를 포기하는 대신에 찬핵 진영의 대대적인 결속과 반격을 통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꾀하려는 치밀한 포석일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원전 확대 위한 일보 후퇴일 가능성 경계해야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탈핵으로 가야 한다. 그중에서도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단연 월성 1~4호기부터 폐로해야 한다. 그 이유는 사용후핵폐기물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특히 삼중수소 배출로 인한 주민피해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2일 개봉한 다큐영화 <월성>을 보면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절절하게 담겨있다. 지금은 인근 주민들이 겪는 문제지만 방사능비상계획구역까지 범위를 넓히면 울산시민은 경주시민(26만명)의 두 배에 가까운 50만 명이 영향권에 살고 있으므로 울산의 문제이기도 하다. 


월성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사례 한 토막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는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인해 쌓여가는 오염수를 해상에 배출하려는 일본 정부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날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수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는 한국의 1/100에 불과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물론 아베의 주장은 미친*이 하는 잠꼬대에 다름 아니다. 아베는 방사능 가운데 가장 위험한 세슘, 플로토늄, 스트론튬 등은 다 제거됐다는 가정하에 삼중수소만을 가지고 한국의 방사능 배출농도가 일본의 100배 수준이라는 헛소리를 지껄인 것인데 이는 월성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는 것을 갖고 반론을 제기한 것이었다.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배출은 아베가 주장하듯 일본의 100배 수준은 아니지만 심각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월성원전 1호기 영구정지를 환영하며, 그럼에도 찬핵 진영의 반격을 경계하면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월성 2~4호기 조기페쇄를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탈핵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