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 개혁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최병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10-02 09:33:09
  • -
  • +
  • 인쇄
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지난 9월 28일 토요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 광장에는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다음 날인 29일 MBC 뉴스데스크는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감 충실한 촛불집회 영상을 방영했다. 100만이 넘는 인파가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빅 뉴스였다. 현장에 함께 한 시민들도, 그 집회를 연 주최 측도, 방송을 지켜본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많은 촛불이 몰려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 사람들은 다 함께 한 목소리로 검찰개혁을 외쳤다. 선출되지 않은 무도한 검찰 권력을 견제하라는 유권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었다. 


지난 두 달여 기간, 검찰과 언론은 조국 장관 일가친척이 관련된 모든 사안을 먼지털이 방식으로 수사하고 보도했다. 검찰이 별 증거도 없이 가짜 정보를 혐의사실이라며 언론에 흘리면, 언론은 연일 대서특필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검찰의 모함을 기정사실로 믿도록 유도했다. 대학이 발행한 표창장이나 인턴 증명서 따위가 국가전복 혐의의 증거라도 되는 듯 그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그 자녀들이 스쳐간 거의 모든 곳을 무차별 압수 수색하고 수사했다. 검찰과 언론은 겉으로 정의사회 구현을 내세웠지만 내심 조국 장관 임명을 거부하고 기득권 적폐청산에 함께 저항한 것이다. 최근 검찰의 영장청구와 법원의 즉각적인 영장발부 그리고 언론의 생중계는 기득권 동맹의 저항이 얼마나 조직적인지 보여준다.


검찰의 무소불위 힘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 방안을 국민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문민정부 들어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폭 강화된 반면 검찰권 행사 방식이나 수사 관행, 또 조직문화 등은 개선되지 못했다. 검찰개혁의 주체로서 법무부는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 중심적 역할을 하고, 검찰은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 앞장서야 한다. 법제도 개정 이전에 시행령, 규칙, 준칙, 지침 등을 바꿔서라도 언론 플레이를 통한 피의사실 유포 등 인권 침해가 없는 방향으로 수사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검찰개혁이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자 청와대가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한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명령을 수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검찰개혁에 나서겠다”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분수를 모르는 건방진 태도다. 검찰총장은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감히 국민의 뜻 운운할 위치에 있지 않다.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의 검찰은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절대 권력이지만,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경우에 따라 대통령이 판단해서 인사권을 행사해 면직할 수도 있다. 또한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도록 되어 있다. 검찰이 준사법기관이라고는 하지만 행정부인 법무부 소속이고 사법부처럼 헌법에 임기가 보장돼 있지도 않다. 검찰총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직속상관인 법무부장관의 통치철학과 지시사항을 반영해 자신의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면 된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권력과 이익을 빼앗는 일이 므로 기득권 세력의 강고한 연대와 처절한 저항이 따른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들의 힘을 믿고, 앞 뒤 돌아보지 말고 검찰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조국 장관과 관련된 의혹들은 사법절차에 의해 그 진위와 경중이 가려질 것이다. 검찰이 해야 할 일은 검찰에 맡기고, 국정은 국정대로 정상적으로 운영해 나가면 된다. 즉, 검찰수사와 관계없이 조국 법무부장관은 대통령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사법개혁에 전념하면 된다. “죽을 힘 다해 검찰개혁하겠다”는 결의를 반드시 지켜나가시라. 이제 기득권 검찰의 시간은 끝났고 촛불시민 개혁의 시간이 시작됐다.


최병문 논설위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병문 논설위원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