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슬’이 부릅니다 <놀면 뭐하니?>

배문석 / 기사승인 : 2019-11-2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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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평

유재석 그리고 국민이 함께하는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일을 벌인 판에 유재석이 제대로 놀고 있다. <무한도전> 이후 1년 4개월 공백 기간을 숙성시킨 예능이다. 그것도 똑같은 토요일 저녁 시간에 편성할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폭발적이진 않았다. 

 


‘릴레이 카메라’ 형식으로 유재석을 시작으로 캠코더를 이어받아 찍어온 영상을 편집했지만 큰 호응을 얻기엔 부족함이 컸다. 수많은 인터넷 개인 방송이 쏟아지는 때에 연예인을 등장시킨 것 외엔 별다른 게 없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유재석 인맥으로 출연하는 방송이란 오해까지 불렀다. 


하지만 두 달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예전에 했던 무모한 도전과제를 유재석 개인에게 안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전에 동참하고 협조하는 관계들이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유재석이 난생처음 드럼을 배우고 급기야 공연을 올리는 것까지. 거기에 깜짝 뭉클한 감동을 얹었다. 바로 ‘마왕’ 신해철이 남긴 미공개 내레이션에 선배 이승환과 후배 하현우가 곡과 노래를 붙이고 유재석이 드럼을 치는 신곡을 선보였다. 

 


그런데 몸을 좀 풀었다 싶더니 다음 도전과제 트롯 신인 ‘유산슬’로 시청률을 훅 끌어당겼다. 물론 아직 과거 <무한도전> 최전성기 30%나 마지막 회 11%엔 못 미치는 한 자리수지만 최근 방송환경을 감안하면 꽤 높은 7%까지 찍었다. 그리고 시청률만큼 중요한 화제성에서도 눈에 띌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유재석이 트롯 가수로 데뷔하는 모든 과정이 주목을 끌었다. 처음엔 유명 트롯 가수들이 나왔지만 무대 뒤에서 전설로 불리며 업계를 지탱해왔던 인물들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별명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 ‘정차르트’ 정경천 편곡자, 작사가 이건우를 비롯해 반주 녹음에 나선 윤영인 단장을 비롯한 쟁쟁한 세션맨들도 차례로 소개됐다. 

 


거기에 트롯 안무팀 아나이스, 40년 트로트 가수 무대복을 만든 최박사, 뮤직비디오 제작 3인방이 더해진다. 주부가요교실과 길거리 버스킹 급기야 경쟁 방송사라 할 수 있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한 트로트 신인들과 시청자 SNS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도전으로 확장한다.


최근 트롯이 화제가 된 것은 종편방송 TV조선 <미스트롯>으로 뜬 송가인 등 새로운 스타가 먼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는 그 흐름에 단순하게 편승한 것이 아니라 그 업계에 중심과 주변부 그리고 시청자들을 고르게 담아냈다. 

 


오락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담아내온 김태호 PD의 차별화한 연출방식이다. 거기에 여러 명이 이끌던 때와 달리 유재석이란 훌륭한 스타를 중심에 놓은 뒤 영리하게 활용한다. 단체로 나오는 예능인 대신 경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화면 밖의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다. 게다가 ‘릴레이 카메라’도 도전과제 쉼표 때마다 계속 이어나갈 것 같다. 또 도전도 꼬리를 물듯 계속된다고 예고하고 있다. 그 속에 사회적 메시지가 도드라지는 때도 있을 것이다. 어느새 또 한 편의 국민예능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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