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남한에서 사라진 야생동물 ‘사슴’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19-07-10 09: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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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야생동물

포유강 우제목 사슴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의 야생 사슴류 가운데 붉은사슴(엘크) 다음으로 체구가 크다. 사슴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외에는 유라시아 대륙 동아시아의 일본, 대만, 중국, 러시아 극동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사슴은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동북부지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지역 특산 아종으로 알려져 있다. 

 

▲ 사슴 수컷(북한 평양중앙동물원)


사슴은 몸을 수놓은 반점 무늬가 마치 매화나무의 꽃처럼 생겼다고 하여 한자어로 ‘매화록’, 우리말로 ‘꽃사슴’으로 불려왔다. 역사·문화적으로 사슴은 ‘십장생’의 하나이며, 고 노천명 시인의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라는 시가 유명하다. 

 

▲ 2007년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지역에서 발견된 사슴 수컷(진익태 촬영)


예부터 사슴은 녹용과 녹혈을 약재로, 고기와 털을 활용해 왔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전국에 사슴사육관리지역이 있었는데, 특히 19세기 말 강원도에는 일만 마리의 사슴이 사육되고 있었다(기사 참조). 그러나 일본강점시대 제주도와 한반도 남부지역에서는 1920~30년대에 야생 사슴이 절멸돼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현재 남한에서 사육되고 있는 사슴은 모두 일본과 대만에서 수입된 사슴으로 한반도산 사슴은 한 마리도 없다. 일부 사육 사슴이 인위로 방사되거나 탈출해 속리산과 지리산, 강원도 북부 민통선 지역 등 일부 지역에서 야생상태로 살아가고 있다(사진 참조). 1945년 이후 70여 년의 남북 분단으로 동물조사가 미비한 민통선 지역에서도 사슴이 간혹 발견되고 있으나, 사육농장에서 탈출한 개체인지, 순수 우리나라 혈통의 야생 사슴인지 확인된 적은 없다. 

 

▲ 2017년 강원도 화천군 민통선 이남 지역 산속에서 촬영된 사슴 수컷


북한에는 순수 한반도 혈통의 야생 사슴과 이를 사육하는 대규모 사슴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야생 서식지 일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십여 년 전부터 강원도 인제군은 순수 한반도산 사슴 복원을 환경부와 협의해 추진해 오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복원 사슴 개체의 남측 반입을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구제역 동물 국내반입 특별 허가가 필요하지만 축산 및 가축 질병 관계자들의 반대로 쉽지 않다. 하지만 남북의 평화가 진전돼 비무장지대(DMZ)의 철책이 제거되면 사슴이 자연스레 북에서 남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과거 강원도 사슴 사육 개체 수 언론 자료(1928.12.25. 부산일보-일어)
▲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사슴 언론 기사(1966.10.6. 마산일보)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수많은 한반도산 사슴의 모습을 지난 100년간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잊어 왔다. 앞으로 남북 평화의 새 시대가 도래하면 울산의 산지 및 반구대 인근에서 야생 한반도산 토종 사슴의 모습을 복원하고 자연스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이름 : 대륙사슴, 매화록, 꽃사슴
영명 : Mandchurian sika deer
학명 : Cervus nippon mantchuricus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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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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