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21대 국회

방석수 전 교육협동조합 상상공장 대표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0-05-13 09: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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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1대 총선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났다 해도 무리한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는, 촛불혁명 가운데도 살아남아 끈질기게 부활을 도모하던 낡은 정치세력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드러내게 만들었다. 정권 심판 선거가 되리라던 일부의 기대와 전망과 달리, 주권자들은 낡은 정치세력을 단호하게 심판했다. 주권자들은 국민의 삶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오로지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는 무능한 수구정치세력에게 자신의 삶을 맡길 수 없다고 냉정한 판단을 한 것이다. 


180석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집권여당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승리에 안주하고, 자족하며 다음 대선 승리를 위한 상황 관리에 안주할 것인가? 촛불혁명 이후에도 흔히들 말하는 ‘대통령 말고는 바뀐 것이 없다’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낡은 뿌리를 들어낼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힘이 없어서, 의석수가 부족해서, 야당이 반대해서 등은 이제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지금도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산재로 죽어나가고 있다. 중대재해를 일으키는 기업을 처벌하는 기업살인처벌법은 잠자고 있다.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법과 제도는 제자리걸음이다. 철 지난 국가보안법도 여전히 살아있다. 정치를 개혁하고, 주권자의 권리와 권한을 강화하는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국민투표제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과제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회견에서 ‘전국민고용보험제’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하고, 남북관계도 미국 눈치 보지 않고 방향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히는 등 이후 구상을 밝혔다. 좋은 일이고, 말대로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는 40조 원을 지원하고,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서는 2~3조 원 갖고도 마치 난리 날 것처럼 떠들어 대는 관료들, 이에 동조하는 세력을 그대로 두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는 미국을 포함한 소위 선진국의 시장만능주의, 자본주의 우월성이라는 것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허술한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장만능이 아니라, 공공성 강화, 국가의 역할을 획기적으로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관료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의료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요구해 오던 의료 민영화의 길을 열 것이 뻔한 원격진료 허용, 사교육 시장을 더 키우는 역할을 할 인터넷 강의를 확대하자고 나서고 있다. 


전 지구적 위기상황인 코로나19 상황을, 한국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저로 작용하게 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 인기 관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근본에서 바꾸는 고민과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낡은 세력을 심판하고, 힘을 모아준 국민들의 뜻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코로나19 시대 국회의 역할 아니겠는가? 


역사와 정치가 무조건 발전하는 것만은 아니다. 4.19 직후에는 지금보다 더 민주당에 힘을 모아 줬지만, 불과 1년 뒤에 5.16 쿠데타가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뒤에는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집권했다. 


21대 국회는 우리 사회의 낡은 구조를 혁파하고, 우리 사회의 갈 길을 밝히며, 코로나19로 무너지는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19 시대, 21대 국회의 과제다. 


방석수 전 교육협동조합 상상공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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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수 전 교육협동조합 상상공장 대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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