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산업을 둘러싼 오해

이승재 (주)나무와 에너지 대표 / 기사승인 : 2019-06-06 09: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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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에너지 이야기

재생에너지 중 바이오매스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이전의 글에서 다룬 바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바이오매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재생에너지 중 대표적인 것은 풍력이나 태양광이지만 풍력은 입지조건이 까다롭고 태양광은 발전시간이 하루 몇 시간 되지 않는다. 즉 필요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바이오매스는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원료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자라는 양 이하만을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다시 심는다는 원칙이 지켜지면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원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면 전기뿐 아니라 열을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 산업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비중도 높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여도도 높은 이유다. 그럼에도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 산업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나무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된 오해는 무엇이고 사실은 무엇일까?

나무를 태우는 데에 쓰면 우리나라 숲이 망가진다?

우리나라는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다가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한 번 망가진 숲을 복구하는 데에 엄청난 노력과 긴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들은 경험을 통해 안다. 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나무를 보호해야 할 공공자산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단위면적당 나무의 양, 그러니까 1헥타르당 임목축적량은 140㎥에 이르고, 이는 기록에 남은 것으로는 역사상 최고수준이다. 임업선진국인 일본의 임목축적이 220㎥정도이므로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엄청난 수준의 조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연간 벌채량은 700만㎥에 불과하다. 인구 900만 명에 불과한 오스트리아는 연간 2500만㎥의 나무를 벌채한다. 우리나라 목재자급률이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벌채한 나무도 다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산림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 중 30%는 사용되지 않고 산에 버려진다. 임도와 장비 그리고 수요처 부족 등으로 매년 200만㎥에 이르는 미이용 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현재 바이오매스로 사용되는 나무는 숲에 버려지거나 피해목, 목재산업에 사용되기 어려운 나무들이 우선이다. 또 목재산업이 커질수록 부산물도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톱밥과 자투리 나무들 일부도 연료로 사용된다. 제품으로 만들어 사용되던 나무들도 용도를 다하면 연료로 사용된다. 가구와 건축재, 포장재 등은 수명을 다하면 연료로 사용돼 전기와 난방열을 생산해 내는 것이다. 나무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원료물질로 사용되다가 최종단계에서 바이오매스산업의 연료로 쓰인다.  

 

▲ 오스트리아 바이오매스협회가 매년 작성하는 지도에는 각 지역에 설치된 바이오매스 설비들이 표시돼 있다.


나무연소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국제적으로 나무를 연소시켜 사용하는 것은 탄소중립으로 간주한다. 연소단계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이는 성장할 때 흡수한 양 만큼이므로 자연순환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이다. 실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등유나 가스난방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다. 독일연방 환경부가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펠릿이나 우드칩 난방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가스난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버려지는 나무를 생각해 보면 나무연소의 탄소중립을 이해하기 더 쉽다. 숲에 버려지는 나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 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데 이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연소시켰을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동일하다.

바이오매스는 발전용 연료로 주로 쓰인다?

정부는 2008년부터 펠릿 및 펠릿 난방기기 보급사업을 벌여 왔다. 초창기 큰 혼란이 있었다. 난방기기들은 고장이 잦았고 펠릿의 품질도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이후 우리나라 펠릿산업은 산업용 연소기기와 발전소에서 목재펠릿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특히 2012년 재생에너지지원제도가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로 바뀌면서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목재펠릿이 수입돼 대형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에 섞어 사용해왔다.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대한 국민적 편견도 깊어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펠릿은 거의 전량이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에 사용된다. 그런데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다르다. 유럽연합이 2015년 사용한 목재펠릿의 양은 2000만 톤에 이르지만 이 중 64%는 난방용으로 사용됐다.(AEBIOM 유럽바이오매스협회) 우드칩은 펠릿보다 사용량이 훨씬 많지만 유럽연합 28개국에 설치된 1MW 이상 우드칩 설비의 75%는 난방용으로 사용된다.


실제 유럽연합 각국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바이오매스 난방이 보편적임을 잘 알 수 있다. 연간 1600만㎥ 에 달하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생산하는 오스트리아는 펠릿과 우드칩을 활용한 다양한 난방사업을 전국적으로 추진해 왔다. 오스트리아 바이오매스협회가 매년 작성하는 지도에는 각 지역에 설치된 바이오매스 설비들이 표시돼 있다. 중대형 바이오매스 난방설비는 오스트리아 전국에 2500개 이상이 가동 중이고 소형설비를 포함하면 150만 대가 보급돼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도 열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들이다. 이와 같은 난방중심의 바이오매스산업은 나무자원을 좀 더 효율 높게 사용하려는 고민의 결과이고 대형 발전소보다 분산형 소형 설비들에 지원을 차등화하고 열배관과 교환기 등을 설치할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바에 힘입은 결과다.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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