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비교 당하는 <로켓맨>

배문석 / 기사승인 : 2019-06-20 09: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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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후감

태런 에저튼 연기 절정, ‘킹스맨’에서 ‘로켓맨’으로

 

먼저 감독이 같다. 정확히 말하면 <보헤민안 랩소디>를 연출하던 브라이언 싱어가 손을 뗀 뒤 마무리 촬영을 끝냈던 덱스터 플레처가 감독한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영국을 대표하는 가수의 일생을 담았으니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다른 점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는 세상을 떠났지만 엘튼 존은 생존인물이라는 사실. 게다가 직접 제작까지 참여했으니 훨씬 더 깊은 개입을 했다. 둘 다 동성애자에 마약 중독자였는데 <로켓맨>에서 보여주는 수위가 훨씬 높다. 그래서 등급도 북미에서 R등급이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나라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무엇보다 1인칭 시점으로 써내려가는 자서전처럼 다가온다. 엘튼 존의 히트곡들이 나오지만 노래를 극장판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하지 않고, 감정과 변화를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했다. 대표곡 로켓맨(Rocket Man), 유어 송(Your Song), 굿바이 옐로우 브릭 로드(Goodbye Yellow Brick Road), 아임 스틸 스탠딩(I'm Still Standing) 등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금세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들이다. 그런데 이런 히트곡들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지 않았다. 불행한 어린 시절부터 큰 성공과 추락 그리고 재기를 반복하는 삶 전반에 음악을 녹여낼 뿐이다.


엘튼 존은 말 그대로 세계적인 스타다. 음악 차트의 각종 신기록을 세웠고 판매한 앨범의 양이 3억5000만 장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부와 인기를 만끽하게 만들었던 무대 위의 삶과 달리 감춰진 뒷모습은 엉망진창. 이미 20대부터 술, 마약, 섹스, 쇼핑중독으로 일그러진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연민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타가 팬들을 향해 밝히는 고해성사처럼 다가온다. 그것은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엘튼 존의 심리와 흥망성쇠를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음악보다 드라마의 힘에 외국이나 국내 영화평론가들은 대부분 높은 점수를 줬다. 영국와 북미의 흥행도 잘 나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전 세계 흥행으로 이끌었던 것과 온도차가 크게 났다. 극장에서 퀸의 명곡들을 떼창할 수 있었던 것과 결이 다른 짜임새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이 놀란 것은 주인공 태런 에저튼의 연기 특히 노래 실력이다. 우리에겐 <킹스맨>의 풋내기 요원으로 알려진 그가 화려한 쇼맨십과 가창력으로 엘튼 존의 히트곡을 소화해 내는 재능을 뽐낸 것이다. 특히 엘튼 존만의 동작과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냈다. 실제 외모가 무척 다른 사람인데 화면 속의 모습이 무척 닮아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태런 스스로 연기와 노래에 사용되는 목소리가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훈련을 거쳤다고 한다. 그 노력은 직접 부른 노래들이 빠짐없이 생생하게 감동으로 전달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팬들에게 ‘로켓맨’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이제 엘튼 존이 아니게 된 셈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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