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 혁신교육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3 09: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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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 손현지 대표 인터뷰
반려 식물 나눔 활동, 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시사전 개최
▲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에서 진행한 태화동 주민과 유곡중학교 학생이 함께하는 시사전.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201912월 출범한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는 마을을 알아가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데 진심이다. 직접 지은 시와 사진이 어우러진 시사전을 통해 태화동 학생과 주민들은 몰랐던 마을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알게 된다. 프로그램 준비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게 많다는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 손현지 대표를 지난 12일 성남동 큰애기 상점가 2층에 위치한 그의 공방에서 만났다.

 

Q.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9년도에 마을 교사로 활동을 시작하고 그해 9월쯤에 태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민관학이 함께하는 주민 설명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 마을 아이들은 우리 주민이 서로 돌보고, 또 아이들과 어르신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마을 돌봄방'을 제안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고 맞벌이 가정이다 보니 우리 마을에서 어르신과 엄마들이 품앗이하듯이 안정된 곳에서 아이를 돌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 자리에서 함께 할 분을 모집했고 우정초등학교 교감 선생님과 저, 나머지 주민 세 분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태화동이 제일 처음으로 마을교육협의회를 만들었다.

 

Q.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만의 특성이나 차별점이 있나?

 

우리는 첫 번째 활동부터 학교 선생님과 조율이 잘 돼서 학교와 함께하는 활동을 했다. 사실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학교에 외부인이 출입하는 게 상당히 조심스럽더라.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학생을 모집할 때도 힘써주고 우리가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내어주셨다.

 

Q.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태화동에 사는 학생들이 태화동의 아름다움과 좋은 점을 알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또 마을교육 프로그램 안내문을 배포하고 안내해주면 참여하고 싶은 학생이 참여하는 방식을 줄곧 고수하고 있다.

 

▲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 손현지 대표. ⓒ정승현 기자 

 

▲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 손현지 대표. 유곡중학교 갤러리에서 태화동 주민과 학생이 함께한 시사전이 열렸다. 


Q. 지금까지 진행한 마을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

 

활동을 시작한 첫해인 재작년에는 코로나 19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자는 뜻을 담아 태화동 관내 4개 초등학교 1000명의 아이에게 반려 식물을 나눠주었다. 지난해에는 유곡중학교 학생들과 태화동 주민이 함께하는 시사전을 열었다. 학생들이 직접 시를 지어 캘리그라피나 자신만의 글씨체로 적고,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을 한데 모아 학교에 있는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태화강 국가정원, 해 질 녘 태화루 모습, 태화강 전경, 태화 장날 풍경 등 다양한 사진을 보내줬다. 특히 지금은 볼 수 없는데 3년 전만 해도 태화 장날이 되면 다양한 색깔의 파라솔이 펼쳐져 있어 굉장히 예뻤다. 그 풍경을 찍은 주민이 이번에 전시 작품으로 출품해줘서 함께 볼 수 있었고 전시가 끝난 후에 태화 시장 상인회와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했다.

 

이 밖에도 전시 작품 대부분 기부했고 일부는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전시회에 총 30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시 24, 사진 24점 총 48점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뜻 깊은 시간이 됐다.

 

Q. 학생들과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엔 자작시를 써서 전시해야 한다고 하니 많이 부끄러워하더라. 그런데 시를 캘리그라피 기법으로 적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시를 표현하는 방법이 더 돋보이게 됐다. 나중에는 자신이 적은 시를 자신의 글씨로 남기고 전시하는 게 아주 뿌듯했다고 하더라. 주민들은 전시회 작품을 보면서 이게 중학생이 쓴 거 맞냐고 하며 연신 감탄했다.

 

Q. 마을교육협의회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회원들과 함께 모여 회의하기도 어렵더라. 특히 전시회를 학교에서 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주민들이 수시로 전시회를 보러 못 가니까 참 아쉬웠다. 그래도 학부모 행사 때나 일부 주민들을 초대해서 전시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을 저와 다른 선생님이 거의 다 맡아서 하다 보니 좀 힘들었다. 그래서 마을교육협의회는 시간적으로 조금 더 여유 있는 분이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

 

▲  태화동 마을교육협의회에서 진행한 태화동 주민과 유곡중학교 학생이 함께하는 시사전.
▲ 태화동 주민과 유곡중학교 학생이 함께하는 시사전에 참여한 강민채 학생.  

Q. 마을교육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마을 교육에 대해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마을 교육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학습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을을 알아가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길이 곧 마을 교육이 아닐까. '내가 사는 마을에 이런 곳도 있고 우리 마을은 이런 점이 좋구나' '이런 점은 아쉬운데 이게 좀 바뀌면 더 좋겠구나' 이런 식으로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시사전을 통해서 학생들이 잘 몰랐던 마을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됐다.

 

Q. 마을교육과 관련해서 지자체나 주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

 

활동가들에게 소정의 활동비를 지불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 마을교육과 관련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이 봉사가 노동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혼자서 동분서주하고 내 시간 내서 내 돈으로 차 기름 넣고 내 돈으로 사람들 간식 사주고 차 대접하고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도움을 받고 그 도움의 대가는 또 내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다. 소정의 활동비가 지급되면 좋겠고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그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더라.

 

Q. 끝으로 앞으로 목표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올해도 학생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고 그걸 기부하는 데 큰 목적을 두고 싶다. 보조금은 우리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주민에게 돌아가야 선순환이라고 생각한다. 마을에서 사랑받은 아이들은 받은 사랑을 마을에 다시 베풀지 않겠는가.

 

구체적으로 올해는 2개 학교에 들어가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오늘 나의 하루'를 글로 적어 책으로 엮어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나의 하루뿐 아니라 다른 친구의 하루나 부모님의 하루는 어땠을지 생각도 할 수 있고... 또 전시는 해보니까 보관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좀 힘들더라. 책으로 만들면 전달하기도 쉽고, 전시하지 않고 기부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수월할 것 같다. 또 출판기념회 같은 행사도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민도 코로나에 영향 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마을교육협의회 활동을 할 때는 사실 힘들다. 하지만 하고 나면 도전 의식이 생긴다. 학생들과 새로운 거를 또 하고 싶고, 함께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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