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이번에도 현대자동차 노사가 선도할까?

박유기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 기사승인 : 2019-06-05 08:59:49
  • -
  • +
  • 인쇄
열린 논단

6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범정부 인구구조 개선 대응 태스크포스(TF)에서 정년연장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며 “논의가 마무리되면 (다음 달) 정부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정년연장이 정치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지부)도 2019년 단체협약 갱신요구안 중 4대 핵심과제로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 2월 21일 대법원이 30년 만에 육체노동자의 근로가능 정년 기준을 만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결정을 내렸고, 정부까지 나서서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마당이라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의 ‘정년연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정부가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법률로 정해지지 않았는데, 현대자동차 기업 노사가 정년연장 가능하겠어?”라는 질문이 있다. 현대차 노사 간 단체협약은 법 제도를 앞질러왔다.


가장 먼저 정년연장 문제를 보자. 2014년 국회는 정년과 관련해 2016년부터 500인 이상 대기업의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사는 2015년 단체교섭을 통해서 “조합원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일로 한다”라고 합의해 법이 적용되기 전에 이미 정년연장을 노사합의로 이뤄냈다.


다음은 노동시간 단축 문제다. 주5일 근무제, 주 40시간 노동제가 법률로 제정됐고, 법률에 따라 2004년 7월 1일부터 금융보험업, 공공부문,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이 주5일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와 금속노조는 이미 2003년 단체교섭에서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제도 도입을 노사 간에 합의해 시행했다.


2018년 초반 제도가 도입되면서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주 52시간 상한제’는 어떤가? 현대자동차 생산직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2년 2443시간, 2013년 2220시간으로 그야말로 세계 최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회사가 협상을 통해서 1직(10시간), 2직(10시간)씩 일하던 10+10 근무 제도를 1직(8시간), 2직(9시간)으로 일하는 8+9 근무 제도로 바꾸면서(2013년) 2015년 2069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였고, 2016년 8+8 근무 제도로 바꾸면서 연평균 노동시간을 1873시간(2018년 기준)으로 단축시켰다.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노사 간 단체교섭을 통해서 법과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선도적으로 정착시킨 제도들은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일본은 2013년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정년을 65세까지 의무적으로 보장했다. 최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초고령사회인 일본은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해 만 65세인 정년을 만 70세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 법 개정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노동자가 원할 경우 70세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고령자 고용안정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러한 개정안은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된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처럼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1위라는 사실도 통계가 증명한다. 그러나 수년 동안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정년연장 논의는 많은 논란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정년연장 문제를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는 파렴치함도 종종 보게 된다.


최근 정년연장과 관련한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마이뉴스>가 5월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응답률 6.3%, 오차범위 ±4.4%p)을 대상으로 정년연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65세로 정년연장을 하자”는 데 대해 찬성 응답이 과반을 넘긴 66.4%로 나타나 반대 응답 27.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설문에 응한 20대와 30대의 경우 찬성 의견이 79.0%, 68.3%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정년연장이 한국사회의 쟁점으로 등장한 2019년, 현대자동차 노사 간의 선택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박유기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유기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