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관우 두 영웅호걸의 이별의 장소 ‘파릉교’

박종범 자유여행가 / 기사승인 : 2019-05-01 0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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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8대 고도를 가다

하남성, 위나라의 수도 허창

‘영웅호걸’이라는 말이 있다. 술수에 능한 영웅과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호걸. 영웅은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심 없이 충성하는 호걸을 필요로 하고, 호걸은 천하의 정의를 위해 검을 뽑아야 한다.


바야흐로 조조와 관우의 진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이야말로 ‘아침에 한 잔 술로 기쁘게 만나 저녁에 헤어지는’ 영웅호걸의 만남이 아니었을까. ‘관공사조처’를 찾아갔다. 이곳은 관우가 유비의 소식을 듣고 조조에게 작별의 인사를 고하러 찾아간 곳이다. 하지만 조조는 아프다는 핑계로, 때로는 출타 중이라는 이유로 관우를 만나주지 않았다. 결국 관우는 한 통의 서신을 남기고 떠나게 되는데 바로 ‘관공사조승상서’다. 정문을 들어서면 관우와 조조가 이별하는 장면이 담긴 거대한 석상이 나온다. 이 석상 앞에는 관우가 조조에게 보낸 편지 ‘관공사조승상서’가 적힌 비석 모양의 석상이 있다.

 

 

 


왼쪽 길로 빙 돌아 들어가면 정자가 있고 연못이 파인 작은 정원이 나오는데 바로 ‘청매정’이다. 조조가 유비를 찾아와 천하를 구할 영웅론을 설파했던 곳이다. 유비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중시한 사람은 조조였다. 조조는 유비를 보자마자 유비가 영웅임을 알아보았을 뿐만 아니라 ‘천하에 자신과 유비만이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조조는 유비를 불러내 같이 식사를 하며 이런 말을 한다. “지금 천하에서 영웅은 오직 그대와 나 조조뿐이오.” 이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란 유비는 젓가락을 땅에 떨어뜨린다. 그동안 짚신을 삼거나 돗자리를 짜면서 소일하거나, 채마밭에 채소를 가꾸며 자신을 낮추었건만. 조조가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 유비의 표정과 인물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흥미롭다.

 

 

 

 

 

청매정을 빠져나오면 긴 하천이 흐르고 옆으로는 버드나무가 울창한 호젖한 산책로가 나온다. 길이 끝나는 곳에 관우 석상이 서 있고 그 뒤로 20미터 정도 되는 다리가 물 위에 떠 있다. 말 위에 올라탄 관우의 모습은 엉성해 보이고 다리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관공사조처에는 두 개의 ‘파릉교’가 있는데 이것이 첫 번째 파릉교다.

 


관우와 조조가 이별했던 다리의 본래 이름은 ‘팔리교’였다. 하지만 당나라 때 장안의 ‘파릉교’가 ‘버들가지를 꺾어서 먼 길을 떠나는 연인이나 벗에게 보내는 이별의 장소’로 유명해지자 <삼국지연의>에서 팔리교를 파릉교로 개명해 가져다 쓴 것이다.


그리고 관우와 조조가 운명의 갈림길에 서서 잠시 이별의 정을 나누었던 팔리교가 있던 장소는 허창시에서 서쪽으로 8리 정도 떨어진 ‘석양하’라는 마을이었다. 다리는 당시로서는 꽤 컸던 것으로 길이가 90미터에 이르고 다리 위로는 마차 두 대가 서로 교행할 수 있었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하천은 ‘청니하’라 불렸다. 관우는 중국인들에게 신격화돼 중국 땅 곳곳마다 관우를 모신 사당, 관제묘가 있다. 이곳 관공사조처에도 관제묘가 있는데 청나라 강희제가 건설한 것이다.

 


관림 안으로 들어서자 두 번째 파릉교가 나온다. 청나라 때 만들어진 다리라서인지 제법 고풍스럽게 느껴진다. 소설에서는 관우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쫓아온 조조가 각종 패물이 담긴 선물 보따리와 자신이 입던 전포를 벗어준다.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관우는 말 위에서 내리지 않고 창끝으로 전포만 건네받는다. 포권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떠나가는 관우. 호걸의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시대의 영웅 조조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역사의 기록과 소설은 많이 다르다. 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관우가 유비에게 돌아간 시점은, 유비가 원소의 명을 받들어 허도의 남쪽 여남군을 공략하고 있을 때였다. 여남군은 허도(허창)로부터 불과 300여 리 정도 떨어진 거리였기에 3일이면 충분히 도착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를 ‘나관중’은 관우가 하북지역으로 향하는 것으로 그렸고, ‘오관참육장’, 관우가 오관을 돌파하며 여섯 장수의 목을 벤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참으로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박종범 자유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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